계속되는 코스닥 시장의 제약·바이오업종 강세에 사명과 정관에 바이오 관련 항목을 더해 주가 부양을 기대하는 ICT기업도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정보보안 전문기업인 닉스테크는 지난 3월 바이오닉스진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상호 변경 한 달전 서울생명공학으로 최대 주주가 바뀐 이 회사는 순천향대 생명약학연구소장 출신과 홍콩 투자회사 출신의 대표이사를 각자 대표로 임명했다.
2016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해 우회 상장한 이 회사는 사명 변경 이후 사업목적에 △바이오신약 개발, 제조 및 판매업 △생명공학 관련 사업 △백신류 및 관련된 진단제 개발, 제조, 판매업 △의약품, 원료의약품 및 의약품의 개발,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추가했다.
바이오닉스진은 한때 보안기업이 아닌 전형적인 바이오 기업의 사업 모델을 따랐다. 면역 항암 백신을 개발하는 미국계 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투자자의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연구소장 출신 대표이사는 사임했다. 이달 들어서는 사모펀드(PEF) 출자에 나섰다.
상장 당시의 업종과는 이미 멀찌감치 떨어졌지만 주가는 외려 상승세를 지속한다. 지난해 말 2100원이었던 주가는 7일 현재 6280원에 거래됐다.
시너지이노베이션도 ICT기업에서 바이오 업체로 변신한 회사다. 시너지이노베이션의 전신은 1988년 설립해 2004년 코스닥에 상장한 코아로직이다. 코아로직은 2015년 회생절차에 들어간 이후 이듬해 회생절차를 종결했고 이후 벤처캐피털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난해 사명변경과 함께 기존 주력 사업이던 반도체 제조업을 의료용 기기 제조업으로 바꾸고 올해 4월 한국거래소에 업종전환 신청까지 마무리했다.
이 밖에도 넥스트바이오홀딩스는 중앙리빙테크로 상호를 변경하고 기존 IT 하드웨어 업종에서 화학으로 업종을 바꿨다. ICT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던 포인트아이는 2015년 상호를 아이오케이로 변경하고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추가하는 등의 움직임이 코스닥 전반에서 이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과거 벤처버블 이후 한계 상황에 도달한 기업이 투자회사 등에 지분을 매각한 이후 이름을 바꿔달고 바이오, 엔터테인먼트 등의 사업 목적을 정관에 추가하는 기업이 최근 크게 증가했다”며 “장기 성장성 측면에서 기업 포트폴리오를 면밀히 살펴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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