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경기도 군포첨단산업단지에 위치한 다우텔레콤 5층에서는 다음 주부터 2차 양산을 시작하는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사전 검수가 한창이었다. 트래픽 등 기본 성능 시험과 제품 버전, 소프트웨어, 맥 어드레스(네트워크 고유번호), 냉각팬과 전력공급장치, 광모듈, LED 상태 등을 점검했다.
현장 관계자는 “5G 초도 물량 자체는 많지 않지만, 상용화가 임박해 점검할 게 많아 바쁘다”고 말했다. 이어 상용화 이후 서비스 확산 속도에 따라 생산 물량도 늘 것으로 내다봤다.
다우텔레콤은 다산네트웍솔루션즈가 EMS(전자제품 생산위탁) 방식으로 장비 임가공을 위탁하는 곳이다. 다산네트웍솔루션즈는 2013년부터 대량 생산은 중국에서, 소량의 고성능 장비는 다우텔레콤에서 생산한다.
다산네트웍솔루션즈가 다우텔레콤을 통해 생산하는 5G 장비는 액세스 백홀(코어시스템과 DU 간 유선망) 장비인 IP-MPLS L3 100G 스위치 'M-3000'이다. 롱텀에벌루션(LTE) 10G 스위치보다 10배 빠른 속도로 대용량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 장비다.
대용량 액세스 백홀은 가상·증강현실(VR·AR) 등 실감형 콘텐츠 혹은 원격의료 등 5G 시대에 확산될 차세대 서비스에 필수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쓰일 장비인데다 외산 일색이던 IP-MPLS 스위치를 국산 기술로 생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공급처는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5G 진입 장벽을 낮추고 중소기업과 상생하기 위해 국산 장비 제조사와 손을 잡았다. 다산네트웍솔루션즈와 유비쿼스를 액세스 백홀 업체로 선정, 9월부터 11월 초까지 1차로 서울남부와 부천, 인천 등 수도권에 5G 망을 구축했다.
1차 구축에 사용한 액세스 백홀 물량은 다산네트웍스와 유비쿼스를 합해 약 500대다. LG유플러스는 다음 달 또는 내년 초 경기도 남부에 2차 5G 망을 구축한다. 액세스 백홀 물량은 1차 때와 비슷하지만 2차 망 구축 대상에 5대 광역시가 포함되면 1000대 이상으로 늘어난다.
향후 전국망으로 설치가 확대되면 공급 물량은 7500대(LTE 기준)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 장비 제조사에는 기회다.
권성오 다산네트웍스 상무는 “5G 장비는 4G보다 가격이 3배 이상으로 수익성이 높다”면서 “LG유플러스를 통해 세계 최초 공급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이를 발판으로 일본·대만 등 수출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내주 5G 전파 송출과 상용화에 대한 계획·전략을 공개한다. 12월 1일까지 열흘이 남았다. 5G 시대 개막이 머지않았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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