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경제제재와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려 지난달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7일 로이터통신 보도를 인용해 미국의 잇따른 "일방적 행동" 때문에 러시아 에너지 분야가 수혜를 보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중국 세관자료를 인용한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최대 공급처인 러시아로부터 지난 10월 수입한 원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늘어난 734만7000t으로 사상 최대다. 이는 하루 평균 173만배럴에 해당한다.
반면 지난달 중국이 이란에서 수입한 원유는 64% 감소한 104만9600t으로 하루 평균 24만7160배럴이다.
이는 지난 4일 미국이 이란 원유 제재를 시작하기에 앞서 중국 기업들이 구매량을 줄여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이란산 원유 수입을 미리 줄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은 전월 대비로는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의 예외국으로 인정받은 8개 나라 가운데 하나로, 이란산 수입을 곧 재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란 제재 외에 미중 무역전쟁도 중국의 원유 수입처 변화에 영향을 줬다.
무역전쟁의 격화 속에 중국 기업들은 지난 8월과 9월에 미국산 원유 수입을 중단했다.
상하이에 있는 컨설팅회사 ICIS차이나의 리서치 담당인 리리는 글로벌 원유 시장의 이런 변화 속에 러시아 원유가 가격 등의 면에서 중국에 최고의 대안이라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중국의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또한 미중 갈등 때문에 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산 LNG 수입을 늘리겠다고 했다가 최근 무역전쟁 격화로 태도를 바꿔 미국산 LNG에 관세를 물렸다.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은 러시아 야말 지역에 LNG 공장을 완공해 생산을 시작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공장은 연간 1650만t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중국의 러시아 LNG 수입이 더 늘어날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라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에너지 분야 애널리스트 한샤오핑은 "중국에 들어오는 러시아산 LNG가 미국산을 대신해 급증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면서 "미국의 고집스러운 보호주의 행동 때문에 미국 에너지 제품이 중국 시장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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