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항만청 싱가포르 PSA가 항만 크레인 무인화 솔루션으로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채택했다. 수출 규모만 150억원대다. 올해 중소 소프트웨어(SW) 업계 단일 솔루션 수출 규모 최고치로 기록될 것이 확실시된다.
세아에스에이는 싱가포르 PSA 항만 안벽크레인(RMQC) 개조와 야드 컨테이너 크레인 무인화 프로젝트에 1300달러(약 146억원) 상당 자동제어 솔루션을 공급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싱가포르 PSA가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하는 RMQC 무인·자동화 프로젝트다. RMQC는 선박으로부터 컨테이너를 선적·하역하는 장비다. 항만물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핵심 장비지만 상당 부분 노후했다. 싱가포르 PSA를 비롯해 세계 주요 항만사는 RMQC 무인화·자동화 등 선진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이 분야 1위 업체인 스웨덴 기업 ABB를 비롯해 지멘스, 중국 업체 등 7군데가 경쟁에 참여했다. PSA는 프로젝트 핵심인 SW 기술력과 안정성 위주로 기업을 평가했다. 세아에스에이는 기술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세아에스에이는 2000년부터 물류 설비 자동화 시스템, 무인 크레인 제어 시스템 등 항만과 원자력 등 주요 제어 시설 분야에 솔루션을 공급한 전문 기업이다. 2년 전 PSA 항만크레인 무인화시스템 개발에 참여하며 기술력을 고도화했다. 싱가포르 PSA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 능력을 인정받아 이번 수주전에서 경쟁자를 제치고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올해 중소SW 기업 가운데 단일 제품으로 100억원대 수출을 기록한 기업은 세아에스에이가 유일하다. 세아에스에이는 수출을 발판으로 새해에 해외 진출 속도를 낸다. 국내 항만 무인화 시장도 공략한다. 회사는 새해 매출을 올해 대비 300% 이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정봉기 세아에스에이 대표는 “새해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베트남, 유럽 등 아시아와 주요 국가 항만 크레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면서 “SW 기술력이 핵심인 만큼 내년 상반기 부산에 석·박사급 연구개발(R&D) 인력 30여명을 신규 채용하는 등 R&D에 집중 투자, 글로벌 시장에 최적 솔루션을 수출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인천항, 부산항 등 국내 항만에는 스웨덴 업체 ABB가 항만 무인화 크레인을 독점 수주하는 상황”이라면서 “싱가포르 PSA는 세계 최대 항만 허브로, 싱가포르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면 향후 세계 곳곳에 수주 확대를 기대할 수 있고 국내도 ABB와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