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증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으로 시종일관 들썩였다. 증권선물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금융당국과 증권 유관 기관을 비롯 회계업계와 제약·바이오산업 전반이 몸살을 겪었다. 상장폐지 우려는 일단락됐지만 삼성물산 등으로 사태가 번지며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 증시를 들썩이게 만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은 5월 첫 날 금감원이 특별감리 조치 사전통지 사실을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1년여가 넘는 테마감리 끝에 금감원은 2015년 삼성바이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회계 처리 변경이 분식회계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냈다.
사전통지 사실 공개 직후 삼성바이오로는 “분식회계가 아니다”라며 정면 반박했지만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6조원이 넘게 빠져나갔다.
증선위는 총 세 차례의 감리위원회 회의와 다섯 차례의 증선위 회의를 열어 고심한 끝에 7월 삼성바이오의 바이오젠 콜옵션 공시 누락이 고의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지배력 변경과 관련한 판단은 보류한 채 금감원에 재감리를 요청했다.
재감리에 들어간 금감원은 기존 입장을 유지했고, 11월 증선위는 2015년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 변경이 고의 분식회계에 해당한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이날 삼성바이오 주가는 52주 최저가인 28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한동안 거래가 정지됐던 삼성바이오는 한국거래소의 상장유지 결정에 거래가 재개됐다.
삼성바이오는 28일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4위로 다시 올라섰다. 하지만 분식회계 논란 직전 최고 60만원까지 주가가 오르던 때와 비교하면 여전히 불확실성이 가득하다. 공교롭게도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논란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하반기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주가가 급락세를 보였다.
기업 가치 하락뿐 아니라 제약·바이오산업 전반에 불확실성도 커졌다. 분식회계 논란에 더해 이뤄진 금감원의 제약·바이오업종 테마감리는 업계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증선위는 제약·바이오기업의 개발비의 자산 처리 관행 등 테마감리 결과에 대해 큰 처벌 없이 지나갔지만, 금융투자업계 안팎 투자 심리는 크게 가라앉았다.
산업 외적으로도 각종 논란을 남겼다. 김기식 전 금감원장이 낙마하고 윤석헌 현 금감원장이 취임하기 직전 불거진 논란은 금감원과 금융위원회와 갈등설이 불거지는 단초가 됐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 원장 모두 갈등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혐의를 둘러싼 논란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삼성바이오의 자회사 회계처리 변경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삼성물산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