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정보기술(IT) 전산 인프라 고도화를 위해 클라우드를 일선 업무 전반에 도입한다. 지점 없는 인터넷은행 편의성과 보안성 등을 대폭 강화하고, 업무 효율화를 꾀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최고경영진까지 합의를 마친 상태다. 금융권 클라우드 전면 도입 첫 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2일 카카오뱅크는 주요 업무부터 순차로 퍼블릭 클라우드 적용을 추진한다. 최근 금융 당국은 외부 클라우드 환경에서 금융데이터 운영이 가능하도록 전자금융감독 규정을 개정했다. 올해 1월부터 금융권 클라우드 전면 활용이 가능해졌다. 카카오뱅크는 정부 기조에 맞춰 발 빠르게 클라우드 전면 도입을 진행한다.
개정된 규정에 따르면 개인 신용 정보와 고유 식별 정보도 클라우드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금융사가 클라우드를 이용해 인공지능(AI) 상담, 상품 개발, 데이터 분석 등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적은 비용으로 마이데이터 등을 통해 금융 업무 혁신도 가능하다. 카카오뱅크는 클라우드를 전면 도입하면 '모바일 퍼스트 전략' 완성도를 높여 다양한 업무 개선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점 없는 모바일 전략을 구사하는 카카오뱅크는 재해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 클라우드 도입으로 업무 개선뿐만 아니라 재해나 해킹 등 보안 위협에도 선제 대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쉬워진다. 또 빅데이터, AI, 클라우드 등 스마트한 IT 시스템을 통해 4차 미래 기술 DNA의 금융 서비스 이식도 수월해진다.
시중 은행 최초로 계정계를 포함한 전 은행 전산시스템을 x86과 리눅스로 내재화한 것도 이런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다양한 영역에 오픈 소스를 도입, 열린 IT 인프라를 갖춘 점도 타 은행 대비 클라우드 도입에 적시 대응한다는 장점이 있다. 기술 적용에 필요한 진입장벽을 이미 낮췄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여러 방안을 놓고 접목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IT전산센터 구축 시점부터 클라우드 적용을 위한 선행 작업을 했고, 금융 클라우드 적용이 1일부터 허용된 만큼 내부 차원에서 클라우드 사용 업무 영역에 대한 세부 검토를 시작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클라우드 도입이 완성되면 카카오뱅크는 국내 금융권 최초로 실시간 데이터 백업 체제를 갖춘 1호 은행에 이어 클라우드 기반 은행 서비스를 선보이는 첫 금융사가 된다. 올해 카카오뱅크는 IT 개선을 통한 1000만명 고객 확보가 목표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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