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쿠아맨'이 관객 400만을 돌파하며 새로운 영웅 탄생을 알렸다. 아쿠아맨은 아틀란티스 여왕 아틀라나와 인간 톰 커리가 낳은 아들 '아서 커리'다. 아서 커리는 수중 호흡, 괴력, 바다 생물과 교감 등을 갖춘 영웅이다. 영화는 아서 커리가 인간에 전쟁을 선포한 이부동생 '옴' 왕을 막기 위해 아틀란티스로 향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아틀란티스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저술한 '티마이오스'와 '크리티아스'에서 처음 소개된 전설의 대륙이다. 풍부한 천연자원을 기반으로 교역을 했고, 막대한 부를 쌓아 초(超)고대 문명을 이뤘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아틀란티스는 갑작스러운 대지진과 홍수로 바닷속으로 모습을 감췄다고 알려졌다.
초기 아틀란티스 학자 이그나티어스 도널리는 '아틀란티스-홍수 이전의 세계(1882)'에서 아틀란티스가 대서양에 존재했고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했다고 주장했다. 또 아틀란티스 생존자가 이집트 문명 등 인류 고대 문명에 영향을 끼쳤다고 역설했다.
대부분 고고학자와 과학자는 아틀란티스를 가공된 이야기로 여긴다. 그럼에도 이그나티어스 도널리와 같은 아틀란티스 실재파는 과학적 방증 자료를 찾고 있다. 단순한 전설로 치부돼 왔지만 바닷속 유적을 찾아 아틀란티스가 실존했다는 것을 입증하려 한다.
실제로 세계 곳곳에서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대륙이 발견되고 있다. 2013년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소재 해양연구개발기구는 리우 남동쪽 1000㎞, 수심 910m 지점에서 바다 밑에 비스듬히 솟아오른 지형 '리오그란데 해팽'을 발견했다. 규모는 1만㎢에 달한다. 해양연구개발기구는 화강암과 석영을 증거로 5000만년 전 대서양에 있던 대륙이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고 분석했다.
앞서 2011년 영국 캠브리지대 니키 화이트 박사 연구팀도 북대서양에서 5600만년 전 가라앉은 지형 흔적을 찾았다. 연구팀은 음향측심법을 이용해 대륙 면적과 해저 깊이 등을 측정했다. 수심 2㎞에 면적은 1만㎢로 추산됐다. 연구팀이 이곳에서 추출한 샘플을 조사한 결과, 꽃가루 성분 등이 발견됐다.
지중해에 위치한 그리스 최대의 섬 크레타가 아틀란티스라는 설도 있다. 크레타 섬은 그리스 문명에 앞서 기원전 3000~1100년까지 약 1900년에 걸쳐 번영한 미노아 문명 발상지다. 1900년 영국 고고학자 아더 에번스가 크레타 섬 발굴에 나섰고 벽화, 도자기, 장식품 등 수준 높은 예술품과 욕실, 수도관, 배수 설비 등 진보된 건축술을 갖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틀란티스가 실존했다는 주장이 허무맹랑하게 들릴 수 있다. 아틀란티스 실재파가 발견한 직접적 증거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진실 여부를 떠나 잃어버린 전설의 대륙에 또 다른 문명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호기심을 자극하는 건 분명하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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