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핵심 인프라.'
5세대(5G) 이동통신을 가리키는 수식어입니다. 5G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초실감 미디어와 더불어 자율주행 자동차와 스마트공장의 로봇 자동제어 등을 구현합니다. 새로운 융합 서비스와 산업, 경제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가 가득합니다.
5G 3대 특성인 초고속·초저지연·초대용량 성능 가운데 산업 분야에서는 초저지연 성능이 가장 중요합니다. 산업용 로봇 제어와 자율주행차 운행 과정에서 사람의 명령이나 기기 제어 신호에 즉각 반응해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표준으로 정의한 1㎳(0.001초) 초저지연 성능을 가능케 하는 5G 핵심 기술입니다. 글로벌 기업은 5G 기지국을 이용자와 물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최대 기술적 난제였던 지연시간 문제를 해결해가고 있습니다.
Q:모바일 에지 컴퓨팅이 뭔가요?
A:MEC는 이용자와 가까운 곳에 서버를 위치시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이른바 '포그(Fog·안개) 컴퓨팅'이라고도 불립니다. 모바일 네트워크가 전송하는 데이터가 이용자가 언제든 접근할 수 있도록 안개 모양처럼 분산돼 퍼져 있다는 겁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개념이 비슷하지만 하늘과 땅처럼 거리에 차이가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구름과 같이 떨어진 곳에 데이터를 저장해놓고 사용한다면, MEC는 구름이 땅으로 내려와 안개가 돼 이용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송해 지연시간을 줄입니다.
5G에서 MEC는 무선 기지국에 대용량 서버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구현합니다. 기지국이 이용자가 자주 활용하거나 빠른 전송이 필요한 대용량 데이터를 지능화기술로 파악해 저장하고 5G 단말기 요청이 있을 때 즉각 전송하는 방식입니다. 기지국마다 캐시서버와 같은 기기를 내장해 이용자가 원하는 데이터를 가장 빠른 속도로 전송하도록 대기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Q:왜 중요한가요?
A:데이터 전송 지연시간이 비약적으로 줄어들어 '미션 크리티컬(임무수행)'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맞춤형 서비스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물리적 데이터 전송구간이 줄어드는 게 지연시간을 줄이는 핵심 원리입니다. 커넥티드카를 예로 들어볼까요? 경부고속도로 부산 구간에 설치된 지능형 CCTV가 교통사고 상황을 파악해 운전자에게 알릴 때 통합관제센터가 서울에 있다면 데이터가 광케이블을 타고 서울까지 갔다 와야 합니다. 도로 바로 옆 기지국에 서버가 설치돼 있다면 데이터를 중앙서버로 보내는 절차를 생략한 채 곧바로 다른 차에게 전송하는 방식으로 지연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기지국 서버에는 교통상황, 대응안내 등 교통정보에 특화된 데이터를 저장해놓고 곧바로 꺼내 쓸 수 있습니다.
스마트공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장 주변과 내부에 보안에 특화된 5G 기지국을 설치,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조물 목적에 최적화해 기기 제어에 필요한 데이터 등을 미리 저장해 놓고 효율 높은 서비스가 가능해집니다.
일반 이용자가 많이 몰리는 명동, 강남과 같은 '핫스팟' 지역이라면 서버 용량을 늘려 UHD 또는 VR·AR 등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해놓고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지연시간뿐만 아니라 대용량 콘텐츠 전송 속도도 높일 수 있습니다.
Q:모바일에지컴퓨팅, 어디까지 왔나요?
A:상용화 임박 단계입니다. 이동통신사는 2018년 12월 5G 상용화를 계기로 일제히 MEC 도입 계획을 공개하고 글로벌 기업과 제휴에 나섰습니다.
SK텔레콤은 독일 도이치텔레콤 자회사 모바일에지엑스(MobiledgeX)와 MEC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양사는 MEC 핵심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플랫폼 연동과 생태계 확대,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을 공동 추진합니다.
KT는 인텔과 손잡았습니다. 양사는 최신 프로세서 기술과 메모리, 네트워크 가속화 기술 등을 활용해 5G의 초저지연·대용량 등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에지 플랫폼을 설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VR, 클라우드 게임 등 5G 에지 컴퓨팅이 필요한 신규 서비스도 공동 개발 계획입니다.
LG유플러스 역시 B2B 분야에서 실시간 원격제어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MEC와 초저지연 영상 처리 기술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습니다. MEC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분야에서 사업기회를 확보한다는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2019년 3월 5G 스마트폰 상용화를 계기로 초기단계 MEC가 적용될 가능성이 유력합니다. 5G 진화에 따라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관련도서>
◇'모바일 트렌드 2019' 커넥팅랩 지음. 미래의창 펴냄.
한국은 1994년의 세계 최초 CDMA 상용화, 2007년 W-CDMA 상용화, 2011년 세계 최초 LTE 전국망 상용화 등 모바일 시장을 선도하는 국가였다. 이제 5G 시대를 맞이해 모바일 기술 선도 국가로서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기술 선도, 중국의 도전 등 상황은 녹록치 않다. 2019년 5G 상용화를 계기로 촉발된 이동통신 변화상을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대응 전략을 모색한다.
◇'5G 시대가 온다' ETRI 5G사업전략실 지음. 콘텐츠하다 펴냄.
2035년에는 5G로 인한 세계 경제적 효과가 12조3000억달러, 일자리는 2200만개가 창출될 전망이다. 퀄컴이 전망한 수치다. 세계 경제 7위권인 인도의 국가경제 규모에 달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다. 5G로 새로운 비즈니스 시장이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5G 없이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가상증강현실 등 제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기술이 제대로 구현되기가 어렵다. 5G 경제효과와 변화상을 사례를 중심으로 담았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