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에 발송한 편지에 2018년 4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이유를 담았다. 그는 애플 위기를 외부환경적 요인으로 돌리며 전략 수립 등 경영에 대한 실수나 근본 문제점은 드러내지 않았다. 폐쇄적이고 독선적 애플 문화가 투영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팀 쿡은 “아이폰XS(텐에스), 아이폰XR(텐아르)가 2018년 4분기 출시된 반면 전작 아이폰X(텐)은 2018년 1분기에 출하된 모델”이라며 “신제품 출시 시점 때문에 2019년 1분기는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했고 이는 예상대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화 강세 외환시장 역풍과 신흥 시장 약세까지 더해져 아이폰 판매가 예상보다 적었다고 시인했다. 중국 시장 부진에 대해서는 '중국 경제 위기'를 탓했다.
팀 쿡은 “중국 경제는 2018년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보였다”면서 “중국 정부에서 9월 발표한 GDP 성장률은 최근 25년 중 뒤에서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낮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중국 경제 환경은 애플 리테일 스토어와 유통채널 파트너 매장 방문자 수가 줄어드는 현상을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팀 쿡은 일부 선진 시장에서 신형 아이폰 판매 부진을 인정하면서 △거시경제적 제약요소 △통신사 보조금 감소 △미 달러화 강세로 인한 가격 상승 △아이폰 배터리 교체로 인한 기회 비용 발생 등이 아이폰 실적 전방에 부정 영향을 주는 요인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위기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애플 미래는 매우 밝다고 확신한다”면서 “일부 신흥 시장에서 위기를 겪었지만 멕시코, 폴란드,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에서 기록을 세웠다”고 자평했다.
아이폰 판매가 부진했던 근본 원인에 대한 설명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외부 환경 요인만을 강조했다는 지적이다. 아이폰 출고가가 최근 몇 년 새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소비 심리를 위축시켰다는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전문가는 “통상 실적이 둔화했을 때에는 최소한 마케팅비·부품비 증가 등 내부 환경적 요소를 설명한 이후 외부 변화를 첨언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팀 쿡은 '남 탓'만 했을 뿐”이라며 “경영 마인드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