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 3사가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연합을 구축하면서 K-콘텐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보여 준 행보는 그동안 국내 OTT 사업자가 보여 준 것과 결을 달리한다. 이전까지 국내 OTT 사업자는 해외 진출보다 국내에서 가입자 기반 마련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내 시장은 유료방송 가격이 낮아 OTT에 레드오션이었지만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지 못하고 경쟁에만 매달렸다. 사업자가 맞손을 잡으면서 서로를 겨누던 창끝이 글로벌 시장으로 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시작에 불과하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K-콘텐츠를 다양하게 해야 한다. CJ ENM 등 킬러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을 신설 법인 주주로든 콘텐츠제공사업자(CP)로든 끌어들여야 한다. 콘텐츠 수급 과정에서 K-콘텐츠를 늘리려는 넷플릭스와 부딪칠 가능성도 있다. 자금력에서 열위에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이다.
수익 합리화 모델도 설계해야 한다. 싱가포르는 유료방송 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40달러를 웃돌지만 아시아 신흥 국가 대부분은 10달러를 밑돈다. 베트남은 월 2달러 수준이다. 월정액기반(SVoD), 광고기반(AVoD), 단편결제(TVoD) 가운데에서 고효율 모델을 택해야 한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동남아 시장에만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 K-콘텐츠 인기가 높다지만 수익성을 담보하는 시장은 아니다. 선진 시장 진출 방안을 먼저 준비할 필요가 있다. 한류 바람을 적극 활용해야 하며, 현지 사업자와 협력하는 전략을 통해 해외 시장 개척에 속도를 더해야 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 시대를 K-콘텐츠 산업 육성을 통해 이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제 갓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긴 한국이다. 통합 OTT가 K-콘텐츠 산업을 우리나라 신성장 동력으로 만들어 낼 불씨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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