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은 8일, 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경제 문제는 어떻게든 체감할 수 있는 실적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정부의 남은 3~4년 방점도 '경제'라고 제언했다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이날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회장 이하경)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문 대통령과의 대화를 소개했다.
문 의장은 “민생 뜻을 거스르면 어떠한 개혁도 혁신도 동력을 상실한다. 어떻게든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체감할 수 있는 실적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취임 이후 최저치를 맴도는 것과 관련해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권이 3년 차에 들어서서 인기가 오르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지지율 하락에 '쫄 거 없다'는 이야기를 대통령에게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율에 연연해 대통령이 할 일을 못 하면 '무능 플러스알파'가 된다”며 “쫄지 말고 당당하게, 차분하게 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여당을 향해선 율곡 이이의 용인술을 거론하며 “이제는 전문가를 써야 할 때”라며 “지금은 실사구시 측면에서 전문가, 실력가를 써야 순서가 맞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는 코드인사라는 비판에 변명할 여지가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인연으로 인사한다든지, 보상 인사는 끝내야 할 시기”라고 했다. 비단 현 정권 이야기가 아닌 상식이라고 부연했다.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은 2차 개각과 함께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폭로와 관련해선 “문재인 정부는 공익제보를 강조하며 탄생한 정부”라면서 “공익제보는 당연히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공익제보를 고소하고 고발하는 것은 '오버'라며 정략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신 전 사무관에 대해선 “그의 발언이 공익제보냐는 판단에 대해서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말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장을 보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관련한 국회의원 정수 확대에 대해선 “의원정수를 반드시 늘려야 한다는 데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1(비례대표) 대 2(지역구)의 비율로 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안대로 하면 꼭 숫자를 늘리지 않아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막말과 자극적인 말이 쏟아지면서 정치 혐오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하며 “품격이 있는 국회를 위해 언론이 '막말 정치인'을 가차 없이 비판해달라”고 당부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