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톱10 의약품 순위가 요동친다. 올해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만료, 차세대 신약 등장 등으로 블록버스터 의약품 시장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바이오시밀러, 유전자 치료제 등 기술력을 확보한 국내 바이오기업이 세계시장에 입지를 다질 최적기다.
9일 바이오·제약 업계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허셉틴(유방암 치료제), 아바스틴(대장암 치료제), 아르제라(백혈병 치료제) 등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가 만료되면서 바이오시밀러 강세가 예상된다. 유전자 치료제, 면역 항암제가 부상하면서 기존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밀어내고 매출 상위 품목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 판도 변화는 매출 톱10 '블록버스터' 의약품에서 감지된다. 기존 시장 매출 1, 2위 제품인 휴미라(애브비)·레블리미드(셀진)을 제외하고 8개 제품은 순위가 대폭 변할 것으로 보인다.
제약분석기업 이벨류에이트 '2019년 제약 및 바이오분야 전망'에 따르면 올해 휴미라와 레블리미드 매출은 각각 약 23조4435억원, 12조2265억원으로 변화가 없다. 대신 면역항암제가 치고 올라온다. 작년 9위에서 올해 3위가 예상되는 MDS '키트루다'는 전년대비 50% 이상 매출이 확대돼 약 10조971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4위 BMS '옵디보' 매출은 약 8조7484억원이다. 새롭게 톱10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항응고제 '엘리퀴스(5위)', 폐렴 백신 '프리베나13(10위)'도 톱10 진입이 예상됐다. 예상 매출은 각각 약 8조5408억원, 6조518억원이다.
반면 전통 의약품은 부진을 면치 못한다. 작년 매출 3위를 기록한 화이자 '엔브렐(자가면역질환 치료용)'은 8위로 밀려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매출은 약 8조2052억원에 달했지만, 올해 약 7조4184으로 줄어든다. 로슈 항암제 '아바스틴'은 5위에서 9위로, 혈액암 항암제 '리툭산(작년 6위)과 표적항암제 '허셉틴(7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8위)'는 순위 밖으로 밀려날 전망이다.
판도 변화는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만료에 따른 바이오시밀러 강세 때문이다. 매출 1위 제품 휴미라가 성장세를 이어가지만, 작년 10월 유럽특허가 만료되면서 중장기적 성장 모멘텀을 잃었다. 2023년 미국특허까지 만료되면 매출 하락 폭이 가장 큰 의약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툭산(만료), 아바스틴·허셉틴(7월) 등도 특허 만료를 앞뒀거나 만료됐다. 톱10 의약품을 포함해 올해만 50여 개에 이르는 의약품 특허가 만료된다. 키트루다, 옵디보 등 면역 항암제, 유전자 치료제까지 임상 검증을 마치면서 매출이 본격화된다.
블록버스터 의약품 지형 변화는 국내기업에 기회다. 셀트리온은 레미케이드(램시마), 허셉틴(허쥬마), 리툭산(트룩시마) 바이오시밀러를 유럽과 미국에 출시했거나 출시 예정이다. 램시마는 유럽 주요국가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매출을 넘어섰다. 트룩시마 역시 연말 내 유럽 시장 50% 점유율을 목표로 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휴미라(임랄디), 엔브렐(베네팔리), 레미케이드(플릭사비), 허셉틴(온투루잔트) 등 바이오시밀러 4종을 유럽에 출시했다. 베네팔리가 유럽에서 35% 점유율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역시 이르면 내년 1월 판매허가를 예상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꾸준히 바이오시밀러 처방을 확대한 유럽은 물론 미국도 작년 바이오시밀러 액션플랜을 발표하면서 권장하는 추세”라면서 “바이오시밀러 사용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를 확인하면서 신뢰도를 쌓은 우리나라 제품은 기회를 맞는다”고 말했다.
<표, 2019년 글로벌 매출 톱10 의약품 전망(자료: 이벨류에이트)>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