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 해를 예측하는 다양한 키워드가 등장하는 시점이다. 이 시기의 미디어 시장, 특히 유료방송 시장은 주목 대상이다. 다른 산업에 비해 빠른 변화를 주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쟁 상대 점증으로 포화 상태를 보이는 시장에서 수익 창출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는 특성 때문이다.
유료방송 시장을 전망하는 어떤 방식을 거치더라도 추출되는 공통 키워드가 있다. 유료방송 사업자 간 인수합병(M&A)이다.
M&A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KT스카이라이프의 딜라이브 인수,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등 유료방송 사업자 간 M&A는 논의 중심에 있다.
IPTV 사업자와 케이블TV 사업자 간 논의와 드러나지 않는 협상이 제법 깊게 진행됐다. 올해 유료방송 시장 최대 화두로 M&A를 삼는 이유는 관련 논의가 매듭지어짐으로써 주목할 만한 결과가 도출되는 시기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업자는 저마다 셈법으로 유료방송 시장 M&A에 따른 성과를 가늠하고 있다. 또 M&A라는 시장 흐름의 정당성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주장하고 있다. 논리의 저변엔 두 가지 진단과 해석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첫째 시장 재편의 불가피성이다. 다채널 사업자로서 소비자의 IPTV와 케이블TV 사업자에 대한 인식은 무차별이다. 반면에 사업자 증가에 따른 시장 경쟁 강도는 증대됐다. 이 방식을 통해 유료방송 시장이 그동안 성장해 왔다는 건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외형 성장은 한계를 드러낸다. 경쟁을 통한 시장 내 사업자 재편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주장이다.
둘째 구조 방식의 기업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을 맞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미디어 기업은 획정된 시장에 갇혀 있지 않다. 국내 특정 권역 또는 서비스 방식에 따른 차별성이 보장되지도 않는다. 시장 획정에 따른 수익 창출 방식에 기대는 것 또한 어렵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다각도로 서비스를 제공,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현재 국내 미디어 기업의 경쟁력은 취약할 수밖에 없다.
모두 수용할 만한 적절한 주장이다. 다만 유료방송 사업자는 승인 또는 허가를 받아 운영하는 국가 면허(라이선스) 사업자이기 때문에 의지만으로 시장 환경을 개선할 수가 없다. 시장 상황을 판단하고 시장 규칙을 마련해서 적용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같은 정책 당국의 입장이 중요한 이유다.
정책 당국의 시장 접근 방식은 대체로 보수성을 띤다. 정책 행위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원칙을 훼손하는 행위를 두려워한다. 전송 수단 중심으로 한 방송사업자 구분, 획정된 시장에 기반을 둔 사업 영역 판단 등 기존 정책에 정당성을 부여해 온 일부 원칙은 가치가 충분하다.
그러나 기존 원칙에 집착해서 정책 일관성 훼손만을 두려워해야 할 시기는 지났다. 시장 가치를 소홀히 한다면 공동체 가치마저도 위협받는다. 기업 자율과 시장 원칙에 더욱 강한 무게를 둔 정책 원칙 수립, 유연한 정책 대응이 요구된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정책은 후행하면서 시장 및 기업 행위에 정당성을 제공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선행하면서 시장에 긍정 변화를 주도할 수도 있다.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동인은 정책의 선제 조치로부터 가능해지기도 한다. 유료방송 시장과 관련 정책에 혁신 전환이 일어나는 2019년을 기대해 본다.
김광재 한양사이버대 광고미디어학과 교수 gwangja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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