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에서 가장 강력한 도구는 돈도 아니고 수학도 아니다. 연필이다. 연필 하나면 세상을 그릴 수 있으니까.”
요즘 재미있게 읽고 있는 '도넛 경제학'이란 책의 서문이다. 현실과 싸우는 것만으로는 절대 세상을 바꿀 수 없으며, 뭐라도 바꾸고 싶다면 기존 모델을 낡은 것으로 만들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라면서 저자는 일곱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목표를 바꿔라. 큰 그림을 보라. 인간 본성을 피어나게 하라. 시스템의 지혜를 배워라. 분배를 설계하라. 재생하라. 경제 성장에 대한 맹신을 버려라.
전 세계 부자 상위 1%가 나머지 99% 부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는 통계가 있다. 경제 불안정성과 불평등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1950년 교과서에 뿌리를 두고 있는 공급과 소비 경제학은 사실 1850년 경제 이론에 근거한 것이다. 빠른 속도로 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우리가 배울 경제학은 과거와 달라야 한다. 생태 한계를 보여 주는 과거 잘못된 경제학의 전제와 맹점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에 이어 중국에서는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등장한 시대를 살고 있다. 에어비앤비, 우버와 같은 공유경제 기업이 등장했다.
나는 국회에서 'ABCD 코리아'를 강조했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콘텐츠·문화, 빅데이터다. 여기에 교육 혁신과 연구개발(R&D) 혁신, 창업가정신과 공정·공유경제가 함께한다면 창업 국가가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맹자는 더불어 살아가는 것은 군자의 책임이라 하며, 내 마음이 삐뚤어지면 세상도 어그러진다고 말했다. 사람이라면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못지않게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많은 성인이 마음은 내 것이지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면서 마음이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뀐다, 모든 것의 시작은 결국 나 자신의 마음에서부터라고 한 이유다.
2019년은 특히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공정경제, 혁신 성장에 힘을 실어서 '선 오픈, 후 규제'로 많은 기업이 AI, 빅데이터, 블록체인으로 혁신해야 함은 문제인 대통령의 신년사와도 뜻을 함께하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파괴적 혁신과 기업가정신 부활은 손쉽게 부를 축적하려는 유혹과 단절하는 데서 시작한다. 일감 몰아주기, 부당한 내부거래, 담합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의 적이다. 1~2차 협력업체에 대한 수직 형태 하청 역시 생태계를 혁신하지 못하게 한다.
이에 따라서 38년 만의 공정거래법 전부개정, 금융그룹통합감독시스템 도입, 상법개정안 등은 우리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해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일이다. 내가 기업이고 내가 우리라는 마인드가 확산되기를 희망한다.
나아가 기업의 사회 책임(CSR)과 이사진의 신의·성실 의무가 강화돼야 한다. 그래서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 많이 나오기를 소망한다.
임팩트 투자, 사회적 기업, 공유경제가 활성화 돼 4차 산업혁명 시대 ABCD 코리아의 새 그림을 그리는 2019년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 min788225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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