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광고를 통해 짝퉁게임 홍보가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 짝퉁게임은 개발사나 사업자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며 개인정보 수집 및 보호에 대한 기본적인 법규조차 무시하고 있어 이용자 피해가 우려된다.
일반적으로 짝퉁게임은 검열에서 자유로운 구글플레이에 게임을 올리고 페이스북 광고를 비롯한 SNS마케팅으로 사용자를 모집한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짝퉁 게임 성장의 보이지 않는 환경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짝퉁게임은 '포켓몬' '디지몬' 같은 유명 지식재산권(IP)을 페이스북 광고에 사용한다. 실제 게임에도 IP를 사용한다. 전혀 상관없는 게임도 터치 유도를 위해 IP를 이용하기도 한다.
'서머너즈 아레나' '포켓엘프' '슈퍼디지펫' 등이 대표적이다. 광고 전면에 포켓몬스터와 디지몬 캐릭터가 등장한다. 게임 내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광고를 노출해 정식라이선스를 받은 게임처럼 보인다.
'서머너즈 아레나' 페이스북 광고는 포켓몬스터 공식 이미지를 사용한다. 하지만 게임은 포켓몬스터와 상관없다. 애플 앱스토어 이미지는 실제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어 이용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애플은 심사 과정에서 IP도용, 침해 사유가 발생하면 등록이 거절되기 때문이다. 사용자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유사 이미지를 채택했고 페이스북 광고는 이를 필터링 없이 내보내고 있다.
'포켓엘프'는 포켓몬스터 공식 이미지와 정식 최신 게임 화면을 광고에 활용했다.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에도 포켓몬스터 이미지와 각종 설정을 사용, 이용자 혼란을 유발한다.
국내 회사 게임도 무단 도용 대상이다. 구글 매출 24위까지 올라갔던 '브롤로드'는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영상을 도용한 광고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짝퉁 게임은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에 노출돼 있다.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퍼지는 이들 게임은 사전예약 과정에서 기본적인 법규를 지키지 않는다. 사전 예약을 명목으로 이용자 휴대폰 번호를 수집하고 있지만 수집한 정보 이용범위 및 사용목적, 보호에 대해 어떤 공지도 없다. 당연히 동의 체크박스도 없다. '개인정보 보호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이 같은 행위에 대한 처벌조항을 명시하고 있다.
게임 서비스사에 대한 정보 역시 제공하지 않는다. 공식카페, 페이스북, 트위터 페이지 역시 마찬가지다. 사전예약에 사용한 개인정보가 누구에게 가는지도 알 방법이 없다.
또 짝퉁게임은 게임 구동과 상관없는 권한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가상화폐 채굴기를 비롯한 악성코드, 바이러스가 포함되기도 한다. 실제 컵헤드 IP를 무단으로 사용한 짝퉁게임이 악성코드를 품고 유포돼 피해를 본 이용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IP 무단 도용 게임이 기승을 부리면서 각 IP 보유사는 구글플레이에 해당 게임 서비스 중지를 요청하고 있지만 짝퉁 게임을 근절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서비스를 중지하거나 구글플레이에서 내려와도 곧 이름만 바꿔 새로운 게임처럼 교묘하게 서비스를 이어간다.
다시 구글플레이에 게임을 올리고 페이스북 광고를 내보내 사람을 모으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포켓엘프는 트레이너 리그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트레이너 사가, 마법 트레이너, 몬스터 트레이너, 몬스터 기지, 챔피언로드, 결투 엘프, M포켓엘프, 포켓엘프Z, 사가 펫, 서머너즈 파월, 챔피언즈리그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구글플레이에서 차단될 때마다 다시 새로운 개발자 계정으로 게임을 올렸다. 슈퍼디지펫 역시 '디지펫 어드밴처', '몬스터:진화' 등으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구글플레이는 별도 개발자 정책 센터를 통해 상표권 침해 등 지식재산권 침해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하지만 구글은 애플과 달리 앱을 일괄적으로 검열하지 않고 신고가 있을 경우에 문제를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플레이가 제공하는 개발자 가이드라인에는 자신이 상표 소유자이며 지식재산권을 침해당했다고 생각되는 경우 양식을 제출해 구글플레이 측에 조사를 의뢰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구글플레이는 불법 행위를 반복할 경우 개발자 계정을 해지한다. 그러나 현재 기승을 부리는 IP 무단 도용 게임의 경우 매번 개발사 이름을 바꿔가며 게임을 출시하고 있어 효용성이 없다.
이 때문에 IP를 보유한 게임사가 일일이 짝퉁게임을 찾아 피해를 입증해야 한다. 국내 업계는 구글플레이와 페이스북이 좀 더 적극 짝퉁게임 문제를 대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