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당내 유력 주자가 속속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일부는 과감한 발언을, 일부는 지지자를 불러 모으는 등 퍼포먼스를 보였다.
![한국당 당권 레이스 본격화...유력 주자 속속 당대표 출마 의사 밝혀](https://img.etnews.com/photonews/1901/1151306_20190123171208_616_0001.jpg)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23일 당 대표 출마 의사에 대해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내일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김 비대위원장은 “당이 미래로 가느냐, 과거로 가느냐. 그리고 2020년 총선을 잘 치러야 하는데 과연 공세적으로, 또는 수세적으로 치르느냐 하는 문제와 관련해 생각이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김무성 의원도 당대표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당에 위기가 오면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그동안 전당대회 불출마 의사를 여러번 밝힌바 있다. 김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가 당 화합과 통합 방향으로 돼야하는데, 단일지도체제로 채택이 돼서 후보 간 이전투구를 할 것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황교안 전 총리에 대해선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황 전 총리가 당권에 뛰어들면서 여러가지 혼전으로 당이 가고 있다. 반작용으로 홍준표 전 대표도 나올 것 같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3선의 안상수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우파 통합과 상향식 공천혁명을 약속한다”며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안 의원은 태권도복을 입은 지지자에게 '대권주자 비켜!'라는 판을 들게하고 이를 격파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황교안, 오세훈, 홍준표 등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재선의 김진태 의원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 퇴진 투쟁에 나서겠다”며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지역 등에서 지지자 1000여명이 함께하며 세를 과시했다.
심재철(5선)·정우택(4선)·정진석(4선)·주호영(4선)·조경태(4선)·김성태(3선) 의원 등도 출마를 고심하거나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다.
사실상 당권행보에 나선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한반도 비핵화를 두고 다른 행보를 보였다.
황 전 총리는 한국당 북핵 의원모임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지금은 낭만적으로 생각할 때가 아니다. 한마음으로 국제사회와 미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 전 시장은 한 발 더 나아가 “우리가 당론인 전술핵 재배치를 뛰어넘어 핵 개발에 대한 심층적 논의를 촉발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기 위해선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한다는 설명이다. 중국과 러시아 등 국제사회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홍준표 전 대표도 당권 경쟁에 도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페이스북에 “집안이 망해갈 때 혼자 살기 위해 가출해 버렸던 사람, 뒷방에 앉아 대통령 놀이를 즐겼던 사람이 집안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자 이제야 들어와 안방을 차지하겠다고 한다”며 유력 당권 후보인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을 견제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