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스마트폰 활동 내역을 수집할 수 있는 가상사설망(VPN)을 일부 사용자에게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애플 규정 위반으로 삭제한 오나보(ONAVO) 프로텍트와 유사한 방식으로 사용자 정보를 수집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일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016년부터 10대 청소년을 중심으로 '페이스북 리서치'를 설치하도록 VPN을 제공했다. 이 프로젝트는 '프로젝트 아틀라스'라는 명칭으로도 불렸다.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들에게 일정금액을 주고 리서치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했다. 리서치 앱 설치를 추천하거나 사용한 15세에서 35세 사이 사용자에게 월 20달러를 지불했다. 미성년자는 부모 동의를 받았다.
외신에 따르면 해당 앱을 설치하면 페이스북이 사용자 전화 활동을 해독하고 분석할 수 있다. 사용자들에게 아마존 주문내역 등을 캡쳐하도록 요청했다.
테크크런치가 제공한 접속경로를 분석한 보안 전문가에 따르면 페이스북 리서치는 비공개 메시지, 인스턴트 메시징 앱 채팅, 다른 사용자에게 전송 된 사진과 동영상, 이메일, 웹 검색, 웹 브라우징 활동, 위치 정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테크크런치는 “페이스북이 사용자 사용 습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리서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테크크런치와 CNBC는 애플도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은 테크크런치에 “대중의 휴대전화, 기타 서비스를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답변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8월 애플 앱스토어에서 운영하는 앱 오나보 프로텍트를 지웠다. 이 앱은 페이스북이 2013년 인수한 이스라엘 스타트업 오나보가 만들었다. 가상사설망(VPN) 기반 앱이다.
페이스북은 오나보 프로텍트를 통해 사용자가 스마트폰에 어떤 앱을 설치하는지 정보를 수집했다. 스냅챗 등 경쟁서비스를 견제하는데 썼다, 페이스북은 왓츠 앱을 인수할 때도 오나보 프로텍트가 수집한 데이타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나보 프로텍트는 합법적 유통 경로를 통해 사용자 동의를 받았지만 이용자 정보를 수집해 활용한다는 점에서 지적 받았다.
애플은 지난 6월 사용자 정보 수집을 금지한 앱스토어 지침을 개정했고 페이스북은 이를 받아들여 오나보 프로텍트를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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