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난해 한국 매출 6조원 추정

구글의 지난해 한국 매출이 6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대비 약 1조원 늘어났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최근 공개한 2018년 연간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213억7400만달러(약 24조원) 매출을 올렸다. 이는 2017년 162억3500만달러 대비 31.6% 상승한 수치다. 구글의 아·태 지역은 일본, 한국, 대만이 주요 시장이다. 구글은 2017년부터 아·태 지역 매출을 분리해 사업보고서에 명시했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추산 방식을 적용하면 2018년 구글 한국 지역 매출은 적게는 4조2000억원에서 많게는 6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학회는 지난해 9월 구글의 아·태 지역 매출에 한국 지역 구글플레이 비중(27.6%, 앱애니 기준)과 광고 비중(10.9%, e마케터 기준)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구글의 한국 매출을 추산했다. 당시 학회가 추산한 구글의 2017년 한국 매출은 최소 3조2000억원에서 최대 4조9000억원이었다. 1년 만에 매출을 1조원 이상 늘린 셈이다.

앱애니에 따르면 2017~2018년 아·태 지역 주요 국가에서의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는 비슷했다. 일본이 1위에서 2위로 하락한 것을 제외하면 한국과 대만이 각각 2년 연속 3위와 5위를 각각 기록했다. 변수 조정 폭이 크지 않은 셈이다. 구글 한국 매출은 게임과 동영상이 견인했다. 한국은 2016년 12월 '리니지2레볼루션' 출시 이후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가 국내에서만 연간 1조원 이상 매출 신장을 이뤘다. 앱 마켓 수수료로 게임 매출 30%를 가져가는 구글플레이의 이익도 덩달아 늘었다.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안드로이드마켓(구글플레이, 원스토어 합산) 거래액(매출)은 총 3조9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약 90%가 구글플레이에서 발생한다.

구글코리아. 전자신문 DB
구글코리아. 전자신문 DB

구글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한국 인터넷 기업 보호를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국내 1위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는 2018년 5조5800억원 매출을 올렸다. 구글은 네이버에 비해 30배 넘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리고, 18배 넘는 연구개발(R&D)비를 투자했다. 덩치 차이를 인정하더라도 최소한 역차별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최민식 상명대 지적재산권학과 교수는 “이미 플랫폼 주도권이 넘어간 상황으로 새로운 법보다는 현행법 안에서 글로벌 기업에 대한 규제 집행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유튜브 등에서 저작권 보호가 국내 기업보다 느슨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온라인 카드수수료 인하 등 한국 정책에도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 교수는 “공정위 등 관련 기관에서 집행력을 높여 적어도 한국에선 국내 기업과 동등한 수준의 정책을 갖추게 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한국 기업도 글로벌 기업 수준에 맞춰 규제나 법 테두리를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표> 구글 아시아태평양(일본, 한국, 대만 등) 지역 매출 추이

구글, 지난해 한국 매출 6조원 추정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