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이 직접 관여하는 전기자동차와 수소전기차 2개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기획과 연구개발(R&D)에서 상품 전략, 재무까지 모두 관여하는 미래 자동차 통합 컨트롤타워 조직이다. 그룹은 전담 조직을 앞세워 2025년 연간 전기차 85만대, 수소차 13만대 생산과 판매를 달성키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상품전략본부 내에 전기차(BEV·PHEV)를 총괄하는 EV(전기차)사업부를 발족시켰다.
시장전략팀과 상품전략팀으로 구성된 EV사업부는 그룹 전기차 전략·실행을 주도한다. 그룹 내 국내외 영업본부, 재경본부, 상품전략·기술전략본부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됐다. 토마스 쉬미에라 상품전략본부장(부사장)을 사업부 수장으로 하여 정 부회장이 직접 지휘하는 형태다.
정 부회장은 최근 '2025년 전기차 85만대 생산·판매' 목표를 내세웠다. EV사업부는 이를 구현하기 위한 연구와 상품 전략은 물론 국내외 충전 인프라 투자 계획까지 큰 그림을 검토하고 세부 전략, 실행 방안까지 마련한다. 완성차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배터리 내재화까지 검토한다. 유럽 등 전기차 충전 인프라 투자 전략도 조율한다. 첫 성과물은 2020년 배터리 전기차(BEV) 전용 플랫폼 기반 중형급 승용 전기차다.
수소차 부문에서도 별도의 전략 조직이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3분기 기술전력본부 산하 수소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관련 태스크포스(TF)를 뒀다. 이를 세부 전략과 실행 방안을 설계할 전담 조직으로 격상키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수소차 13만대, 2030년에는 50만대 생산·판매를 목표로 삼았다.
그룹 내부는 물론 정부 차원의 '수소경제' 확대에 발맞춰 수소차 경쟁력 확보와 차량 출시 일정, 내재화에 성공한 수소연료전지를 기반으로 전기버스 등 상용차로 확대한다. 시장 동향 파악과 수소차 글로벌 전략도 담당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기차와 수소차 전담 조직은 기존의 자동차 패러다임을 바꿔 전동화로 전환하려는 변화의 시작”이라면서 “친환경차 전용 플랫폼 개발을 넘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상품과 차량용 서비스까지 모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47.1%나 급감했다. 차세대 자동차로 꼽히는 전기차와 수소차에서 새 기회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정의선 부회장 체제가 완성되면서 기존의 '엔진' 중심에서 '모터(전동화)' 중심 차량 대응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동안 기득권을 유지해 온 부회장 다수를 퇴진시키면서 기존과 다른 방식의 자동차 비즈니스 전략을 펼쳐 나갈 방침이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