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규제샌드박스 1호 탄생···손목시계형 심전도장치·모바일고지서 등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손목시계형 심전도 관리 장치에 나타난 데이터를 보고 의사가 환자에게 내원을 안내하는 서비스가 2년간 임시 허용된다. 교통범칙금에 대한 카카오톡·문자메시지 고지서와 스마트폰 임상시험 참가자 모집 서비스 또한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일 제1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를 열고 3건 융합서비스에 대해 '규제샌드박스(임시허가·실증특례)' 적용을 의결했다.

규제샌드박스는 융합서비스에 대해 '임시허가'를 발급, 규제가 존재하지 않거나 모호한 상황에서 일시적 시장 출시를 허용한다. 현행 규제가 존재하지만 명확하지 않을 경우에는 '실증특례'를 발급, 시장에서 검증하는 방식으로 융합산업 활성화를 지원한다. 적용기간은 최장 4년이다.

〈뉴스해설〉심의안건 3개 모두 통과···제도 성공 강력 의지

심의위는 1호 안건으로 휴이노와 고려대안암병원이 공동 신청한 '손목시계형 심전도 관리 장치' 실증특례를 통과시켰다.

고대안암병원은 의사가 기기 착용 환자로부터 전송받은 심전도 데이터를 활용해 내원 안내 또는 1·2차 의료기관으로 전원을 안내할 수 있게 됐다.

현행 의료법상 원격의료는 허용되지 않아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한 안내는 근거가 불분명했지만 심의위와 보건복지부의 적극 해석으로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다만 의료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우려해 기간은 3월부터 2년으로 제한되며 진단·처방은 불가능하다. 환자 수는 2000명에 한해 허용된다. 농어촌 등 원격지 환자 관리 효율을 높이고 실증 데이터를 통해 의료기기 혁신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KT와 카카오페이가 각각 신청한 '행정·공공기관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는 임시허가를 부여받았다.

우편으로만 가능했던 공공기관 과태료 고지, 여권만료 안내, 예비군 안내 등 서비스를 문자메시지, 카카오톡으로 받아볼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주민등록번호를 식별이 어려운 연계정보(CI) 전환할 때 이용자 본인 동의를 거쳐야 하는 규정으로 인해 서비스가 어려웠다. 모바일 고지서를 도입할 경우 종이 절약은 물론이고 이용자 편의 개선으로 2년간 약 900억원 사회적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

심의위는 올리브헬스케어의 '임상시험 참여희망자 온라인 중개서비스'도 실증특례를 허용했다.

임상시험을 원하는 기관은 스마트폰 앱으로 손쉽게 참여자를 모집할 수 있게 됐다. 약사법상 임상시험대상 모집은 실시기관별 사전검토 대상으로 식약처는 온라인 모집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이후 서비스가 제한됐다. 식약처는 참여자 안전보장과 권리 보호를 전제로 기존 입장을 전환해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스마트폰 앱으로 임상시험 대상자를 모집하게 되면 적합자 매칭률이 15%에서 40%까지 향상되고 시험참여자의 알권리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ICT 규제샌드박스 심의 대상 안건 3건 중 3건을 모두 통과된 것은 제도 활성화에 대해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국민 생명과 안전, 건강에 직접적인 위해가 없는 한 규제 샌드박스를 승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달라”고 주문했다.

단발성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 홍보와 지원은 과제다. 블록체인 송금 등 사회적 논쟁이 만만치 않은 서비스에 대한 허용 여부가 제도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전담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선정기업에 대해서는 실증특례사업비와 보험료 등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1월에 접수된 9건 중 나머지 6건의 과제에 대해서는 내달 2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블록체인 등에 대해서도 면밀한 사전검토를 거쳐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영민 장관은 “규제 샌드박스가 ICT와 서비스 혁신 물꼬를 트고 규제 개혁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