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회사 혼다가 영국의 생산공장을 오는 2022년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혼다가 3500여명을 고용하던 영국 남부의 스윈든 공장의 문을 닫을 방침을 굳혔다고 로이터통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보수당 소속 저스틴 톰린슨 의원(노스 스윈든)이 산업부 장관과 혼다 대표를 만나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혼다는 지난해 이 공장에서 주력모델인 '시빅'과 'CV-R'을 포함한 16만대가 넘는 차량을 생산했다. 이는 영국 전체 자동차 생산량인 152만대의 10%를 웃도는 규모다. 영국 공장은 혼다의 유럽 내 유일한 생산 거점이다.
영국 노조 연합은 18일 성명을 발표하며 혼다의 공장 폐쇄가 영국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장이 문을 닫으면 3500여명의 일자리는 물론 부품산업과 관련된 수천개의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혼다는 이같은 보도에 대해 정확한 응답을 피했다.
혼다가 공장의 문을 닫기로 결정한 것은 유럽 내 자동차 판매 감소와 함께 적자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공장의 가동률도 낮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연간 25만대까지 차량 생산이 가능한데, 유럽 시장의 침체로 인해 혼다의 판매는 연간 10만대 선으로 주저 앉았다. 점유율도 1% 정도로 경쟁사인 마쯔다나 스즈키보다도 점유율이 낮게 나타났다.
일각에선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EU 탈퇴)로 인한 유럽 내 사업 불확실성과 폭스바겐의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사건 이후로 강화된 규제 등이 공장 폐쇄 결정을 앞당겼다고 분석했다.
혼다는 그동안 브렉시트 이후에도 유럽 내 생산거점 유지 방안을 여러 가지로 모색했다.
영국 공장은 2014년에 영국 공장에 2개의 생산라인을 1개로 줄이고 주력모델인 '시빅' 생산에 집중했다.
혼다는 시빅의 차기모델 생산도 검토했으나 영국이 EU와 합의 없이 탈퇴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출 거점으로 영국 공장을 남겨두는 전략도 불투명해졌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혼다는 공장을 폐쇄해 유럽 사업의 수익을 개선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앞서 영국의 EU탈퇴를 둘러싸고 닛산 자동차가 영국 공장에서 예정했던 주력 스포츠유틸리티(SUV) 생산 계획을 백지화했다. 도요타 자동차도 EU와 합의 없이 브렉시트가 이뤄질 경우 공장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파나소닉이나 소니 등 일부 일본 기업도 영국에 있는 기능 일부를 다른 유럽 대륙 쪽으로 옮기는 전략을 알아보고 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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