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토스'에 이어 '하나금융-SK텔레콤-키움증권' 컨소시엄이 추가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에 합류했다. 강력한 2개 컨소시엄이 참여를 결정하면서 다음 달 예정된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전 흥행에도 불이 붙었다. 자본금과 주주구성 등 예비인가 심사 통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두 컨소시엄의 우군 확보 경쟁이 한 달여간 치열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다음 달 26~27일 양일간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한다. 4~5월 중으로 외부평가위원회를 포함한 금융감독원 심사를 거쳐 5월 금융위원회가 예비인가를 최종 의결한다.
예비인가를 받은 컨소시엄은 인력 확보와 영업시설, 전산체계 등 물적 설비를 갖춰 본인가를 신청할 수 있다. 이르면 내년부터 제3 혹은 제4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영업을 개시할 전망이다.
하나금융-SK텔레콤-키움증권 컨소시엄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금융위가 예비인가 주요 평가항목으로 제시한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 등 요건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1000점 만점으로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100점)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100점) △사업계획(700점)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물적설비(100점) 등을 평가한다.
사업계획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지만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안정적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한 지 여부와 이를 뒷받침할 주주 구성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하나-SKT-키움 컨소시엄은 키움증권을 최대주주로 내세우면서 장기 시야를 갖고 인터넷전문은행업을 수행할 수 있는 한도초과 보유주주를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키움증권은 국내 주식 리테일 시장에서 이미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는 다우기술이 최대주주로 있어 자본금 확충 역시 여력이 있다.
반면 신한금융-토스 컨소시엄은 최대주주로 내세울 만한 ICT기업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핀테크 업체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를 통한 혁신 금융서비스에 강점이 있지만,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토스와 함께 거론되는 다방, 쏘카 등도 최대주주로 올라서기에는 다소 규모가 작다.
자연스레 금융권에서는 앞서 열린 인가설명회에 참석한 위메프·BGF 등 유통업체가 신한-토스 컨소시엄에 추가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초반부터 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을 보인 키움증권과 하나은행, SK텔레콤이라는 주주 구성은 당초 금융당국이 강조하던 ICT와 금융의 결합이라는 기본 철학을 갖춘 만큼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될 것”이라며 “신한금융 컨소시엄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ICT 대주주 확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와 핀테크 기업의 컨소시엄 추가 참여 가능성도 점쳐진다. 교보생명, 교보증권, SK증권, 롯데카드, 현대해상 등 비은행계열 금융사가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은행과 증권 계좌를 통합해 현물 거래 매수대금, 신용거래 필요 보증금 등으로 활용하는 등 하이브리드 예금과 같은 서비스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은행 계열 증권사는 은행계열 증권사에 비해 법인결제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인터넷전문은행과 협업은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라며 “한 달여 간 추가 검토 여지가 있는 만큼 참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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