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스포츠협회장을 역임한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법정 구속은 피했다.
전병헌 전 수석은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대기업으로부터 5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는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전 전 협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3억5000만원을 선고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별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 전 협회장 혐의 가운데 롯데홈쇼핑으로부터 한국e스포츠협회 기부금을 받은 혐의와 금품을 수수한 혐의,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 기획재정부를 압박해 예산을 배정하도록 한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GS홈쇼핑으로부터 기부를 받은 혐의와 한국e스포츠협회 예산을 횡령한 혐의 등에 대해서는 무죄를 내렸다.
재판부는 한국e스포츠협회 예산 배정에 대해 “정무수석으로서 직무상 권한을 남용해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협회가 원하는 사업 예산을 배정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예산은 사업 타당성과 직무 적절성에 따라 반영돼야 하는데 한국e스포츠협회가 제시한 문건 한 장만 보고 20억원을 배정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을 횡령한 것에 대해서도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으로 외유성 해외 출장 등은 정치권에서 자주 제기되는 문제”라며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다만 “결론에 대해 항소해서 불구속 상태에서 다퉈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구속이 능사가 아니라는 결정에 구속영장 발부는 하지 않도록 한다”고 했다.
전 전 협회장은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3년 비서관 윤모씨와 공모해 GS홈쇼핑과 KT로부터 청탁과 함께 각각 1억5000만원과 1억원을 한국e스포츠협회에 기부받은 혐의를 받았다.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방송재승인에 대한 문제 제기를 중단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총 3억여원을 기부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전 전 협회장이 500만원 상당 기프트카드와 680만원 상당 숙박 향응을 제공받은 것으로 봤다. 이 외 기획재정부를 압박해 한국e스포츠협회에 20억원가량 예산이 배정되도록 한 혐의와 입법보조원 등 6명 급여 1300여만원을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으로 지급한 혐의도 받는다. e스포츠 방송업체 대표로부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와 관련해 현금 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도 받는다.
한편 공범으로 기소된 윤문용은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에 처해졌고 전 전 협회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았던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대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