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동통신계 주요 인사들이 5세대(5G) 이통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광범위한 산업·경제 혁신의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이통사는 인터넷콘텐츠 사업자와 역차별 해소, 일관된 개인정보 보호 체계 등 5G 산업 발전을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텔리포니카, 보다폰 등 주요 관계자들은 'MWC19 바르셀로나'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규제 정책에 대해 한목소리로 우려를 쏟아냈다.
매츠 그란리드 GSMA 사무총장은 “단기적 규제 강화 유혹으로 미래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는 어리석음을 범해선 안 된다”면서 “5G 시대 이통사 투자를 유도하며, 사회경제 혁신으로 이어질 새로운 규제 방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4대 규제 개혁 방안으로 △산업 혁신에 대한 장기 전망 △인수합병(M&A)에 대한 인허가 유연화 △통신사와 인터넷콘텐츠사업자 역차별 방지를 위한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개인정보보호 규제의 글로벌 조화를 제시했다.
호세 마리아 로페스 스페인 텔레포니카 회장은 “글로벌 규제 당국의 목표는 '단순화'돼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대규모 5G 투자를 통한 값비싼 혁신은 사장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페스 회장은 특히 주파수 경매 제도를 비판했다. 로페스 회장은 “정부는 사회와 경제가 요구하는 디지털 변화를 촉진하기보다 단기 현금 창출 수단으로 5G 주파수 경매를 활용하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면서 “주파수는 더 오랜 기간 사용돼야 하며, 유럽연합(EU)이 5G 디지털 경제 정책을 수립하는 데 최우선 과제로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닉 리드 보다폰 최고경영자(CEO)는 “이통사가 규제 당국을 불황의 근본 원인으로 바라보기보다 스스로 혁신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는지 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규제에 의해 보호 받으려는 낡은 생각 또한 버려야 한다”고 단언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규제도 2G, 4G 등 시대 변화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면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에 5G를 적용해 사업화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관 등을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이통사 주요 인사의 5G 규제 완화 제안은 글로벌 이통시장 핵심 어젠다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에도 시사점이 적지 않다.
이통사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추진하는 한국의 규제 정책 변화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정부가 5G 이통 산업 발전을 고려해 합리적 정책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표〉GSMA가 제안한 5G 시대 규제개혁 방안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