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 14개월째 내리막길...반도체·스마트폰 부품 수출 부진 탓

우리나라 교역조건이 14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품 수출물량과 수출금액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탓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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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9년 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10=100)는 93.35로 전월 대비 6.1%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의미한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2017년 12월부터 계속 악화됐다.

수출금액지수(126.25) 하락폭은 5.6%로, 2016년 7월(-7.8%)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지난해 12월(-3.7%)에 이어 2개월 연속 내렸다. 이는 2016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세부 품목별로 반도체, 휴대폰, 컴퓨터 등을 포함한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금액지수가 18.9% 떨어졌다. 2009년 3월(-23.3%) 이후 그 폭이 가장 컸다.

한은 관계자는 “D램 수출물가가 16.5% 떨어지고 물량도 감소해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금액이 하락했다”며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재고조정으로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품 수출물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48.06으로 1년 전보다 0.5% 늘었다. 전기 및 전자기기 물량지수(-8.7%)가 2009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탓에 전체 수출물량 증가 폭이 소폭에 그쳤다.

대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출 증대 영향으로 수송 장비(14.5%) 수출물량은 확대됐다. 화학제품(7.4%)도 수출물량이 증가했다.

수입물량지수는 140.46으로 1.8% 하락했다.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물량 감소로 광산품에서 9.7% 줄었다.

수입금액지수는 128.3으로 1.8% 내렸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총 상품의 양인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38.21로 5.6%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하향곡선을 그렸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