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모레 바람을 뚫고 버스로 2시간을 달려 도착한 샤르자 인도주의센터(SCHS) 농장. 증강현실(AR) 글라스를 착용한 직원이 허브 생육 상태를 살피고 있다. 농작물 전문가가 원격지에서 태블릿PC로 화면을 공유하며 작물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온실 벽면에서는 첨단 수냉식 공조장치가 바닥으로 물을 내려 보내며 선선한 바람을 뿜어낸다.
KT와 SCHS가 UAE 샤르자 코르파칸에 공동 구축한 'UAE 장애인 맞춤형 스마트팜'이 출범 100일을 맞이했다.
스마트팜은 600㎡(180평) 규모 온실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농업기술을 집약한 'KT 기가 스마트팜 솔루션'을 적용했다.
단열재인 폴리카보네이트 소재 온실 벽면에는 대형 선풍기(쿨링팬)가 돌아가며 벽면에 설치된 쿨링패드를 타고 흐르는 물을 증발시킨다. 최적온도인 27~28℃에 도달하면 쿨링팬은 작동을 멈춘다. 에어컨에 비해 70%가량 에너지 소비량이 적다.
양액(양분·물 혼합공급) 시스템은 물 사정이 여의치 않은 현지 사정을 고려해 물 재활용에 초점을 맞췄다.
물과 영양액을 최적 비율로 혼합해 관로를 따라 재배시설로 자동 공급하고 양분 공급 후 남은 물은 필터링한다. KT 관계자는 “하루에 필요한 물 7500리터 중 70%가량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R 글라스 시스템은 원격지에서도 농장 상태를 살피며 편리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한다.
농장 관리자는 작업자가 착용한 AR 글라스가 전송한 영상을 태블릿PC로 실시간 확인, 이상이 발견될 경우 펜으로 표시하고 음성으로 대화하면서 일할 수 있다.
AR 글라스는 교육에도 활용된다. KT는 AR 글라스를 활용해 시설 운영자와 장애인을 대상으로 작물재배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아말 알카미스 스마트팜 프로젝트 매니저는 “스마트팜은 가장 도전적이면서도 성공적인 프로젝트였다”면서 “농업 혁신은 물론, 장애인 자활을 돕는데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팜은 바질, 애플민트 등 품질 높은 허브류 작물을 재배, 차, 비누, 향신료 등으로 재가공해 판매할 예정이다.
KT는 스마트팜을 사회공헌 목적으로 구축했다. SCHS 센터장인 셰이카 자밀라 샤르자 공주의 관심과 요청이 배경이 됐다.
당장 큰 수익을 바란 건 아니지만, 중동 거점인 UAE에 스마트팜 기술을 알리는데 성공했다.샤르자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중동 전체로 스마트팜을 확산하며 수익화 기회도 모색할 방침이다.
윤종진 KT 부사장(홍보실장)은 “UAE 장애인 맞춤형 스마트팜은 척박한 환경에서 농업 생산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장애인 자립과 재활을 돕는 일석이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샤르자(아랍에미리트)=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