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19'에 삼성 전자계열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주요 거래선 및 파트너사와 '초단위' 미팅을 진행하고, 전시장을 돌면서 모바일 시장 트렌드를 파악했다. 이들은 5G 시대에 대비해 고객사와 관계를 공고히 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막을 내린 MWC 19에서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 삼성그룹 전자계열 CEO들이 현장에서 거래선 관계자를 직접 만났다.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사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S10 언팩 행사에 참석한 뒤, MWC 개막일인 25일(현지시간) 현지에 도착해 일정을 소화했다.
삼성전자는 MWC 전시장인 피아그란비아에 마련된 미팅 홀 외에도 전시장 바로 옆에 위치한 호텔 포르타피아 1층에 따로 미팅 공간을 마련하고 VIP 고객을 맞았다. 고동진 사장은 전시장과 호텔을 넘나들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 사장은 전시 시작일부터 통신사를 포함한 파트너사, 주요 거래선 관계자들과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사업 등을 협의하는 등 미팅 일정을 주로 소화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주요 인사도 전시장을 찾았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파운드리사업부 수장인 정은승 삼성전자 사장 등이 모바일 기기 업체 관계자와 미팅을 가졌다. 삼성전자 측은 “경영진 일정을 구체적으로 공유할 수는 없으나 주요 거래선을 만났다”고 말했다.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도 26일 현지에 도착해 27일 전시 시작인 오전 9시 전부터 전시 종료시간인 오후 6시까지 통신 장비 업체, 완성차 업체 등과 '초단위' 미팅을 진행했다. 미팅 이후에는 전시장을 돌아보면서 업계 트렌드를 분석했다.
삼성그룹 주요 CEO들이 MWC 전시장에 발 벗고 나선 이유는 글로벌 모바일 시장이 본격적인 5G 시대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 빠르게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국내외 통신사와 반도체 기업, 모바일 업체들이 지난해 열렸던 MWC에서는 5G 시대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면, 올해는 5G 활용 사례와 협력 사례를 직접 보여주는 행사들이 주를 이뤘다.
일례로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 S10 5G 버전과 5G 통신이 가능한 갤럭시 폴드를 공개했고 개막 전날에는 화웨이, 샤오미, 오포, ZTE 등이 연달아 5G 폰을 공개했다. 인텔, 퀄컴 등 반도체 기업도 5G 인프라, 모바일 기기, 자동차용으로 쓰일 수 있는 반도체를 선보였다.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가 주력인 삼성전기 관계자도 “5G 시대를 맞아 IT용 MLCC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의 주된 화두 자체가 5G이기 때문에, CEO들이 MWC 참가 업체와 5G 관련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앞으로 CEO들이 관련 사업 거래선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