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석의 新영업之道]<18>영업은 일선 관리자에서 판가름난다-조직의 공정성을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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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인사 전문가인 제니퍼가 '우수한 영업 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25가지 이유'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낮은 보상 금액, 보상 기회에 대한 불신, 보상 원칙의 잦은 변경, 비현실성 목표 할당, 불공정한 리더, 엉뚱한 사람의 승진, 어이없는 고과 평가, 장기보상제도의 모호함, 조직문화' 등 상위에 나타난 이유는 거의 '보상 불만' '리더의 불공정성'과 관련된 것이다.

보상 불만과 리더의 불공정성을 시스템과 운영으로 구분할 수 있지만 하나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정확하다. 회사 규모와 관계없이 기업은 전문가가 참여해서 고심 끝에 만든 평가 및 보상제도를 운영한다. 직원 동기 부여로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만든 시스템과 제도 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왜 제니퍼 보고서 내용을 지금도 한국 영업직원들은 똑같이 고민할까. 공정한 평가와 보상, 업무 기회 제공, 타당한 승진을 위한 제도 및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골목대장 문화에 의해 모든 이슈가 매몰되어 있다.

첫째 공정한 목표 할당이다. 목표는 영업직원 수입을 결정하고, 조직의 사기를 좌우하는 절대 기준 지표이지만 현장의 리더만이 정확하게 부여할 수 있다. 직원이 맡고 있는 영역에서의 기회와 리스크, 인력 및 제반 여건을 고려해 영업직원이 달성할 수 있는 성과 범위는 충분히 산정할 수 있다. 이러한 이해와 분석을 기준으로 모든 직원에게 공평하게 '도전과 성취가 가능한 목표'를 부여하는 것이 리더의 첫 조건이다.

현장의 실상은 어떠한가. 승진시켜야 할 직원을 챙겨야 하고, 전년에 어렵게 지낸 직원도 배려한다. 이러면서 가장 공정해야 할 목표 할당의 원칙은 무너진다. 기회와 리스크, 비즈니스 여건 등 필수 고려 요소는 잊힌다.

불순(?)한 배려에 의해 영업의 첫 스텝인 목표할당은 게리맨더링화 된다.

직원에게 목표를 부여하는 리더가 기회와 리스크, 비즈니스 역량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어”를 반복한다.

이런 괴이한 패턴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니 누구도 뒤집으려 하지 않고 잘못인 줄 알면서 반복한다.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다. 리더 의지가 분명하다면 즉각 바로잡을 수 있는 주제다. 리더가 그 책무를 잊게 되면서 훌륭한 선수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경기를 거부하고 팀에서 떠나는 것이다.

특정 직원을 편들거나, 어려움을 주려고 의도적으로 목표를 부당하게 결정하는 리더는 없다. 때로는 팀의 목표가 과도해서 그럴 수 있고, 이제까지 해왔던 관행을 따른 것일 수 있다,

씨름 경기가 샅바싸움이라면 공정한 영업 조직의 시작은 목표 설정이다. 그것은 영업 리더만이 질 수 있는 엄중하고도 소중한 책무이다.

둘째 고과 평가를 제대로 하라. 영업 직군에게 영업 목표는 절대 평가지표(KPI)임이 분명하다. 목표 달성 정도에 따라 급여와 인센티브가 결정되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목표 달성 정도에 따라 영업직원의 인사 고과 평가까지 결정하는 것이 문제다.

해마다 리더는 직원과 마주앉아 회사 경영 목표와 연동된 전략 과제 수행을 계획하고, 팀원으로서의 역할 및 협업 사항을 정리하고, 직원의 역량 개발 계획을 수립한다. 또 합의된 영업 목표를 확인 및 서명하고, 모든 것을 반영해서 고과 평가가 이뤄진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평가 때가 되면 열심히 작성한 전략 과제 수행 항목, 팀 협업 계획, 역량 개발 계획 등은 모두 묻히고 '목표 달성 비율=인사 고과 지표'가 된다. 목표 달성 정도에 따라 고과 평가가 이뤄진다.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일선 관리자만의 문제도 아니다.

이제까지의 관행이 그러했고 이런 방법이 가장 무난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하여, 성과평가와 역량평가의 분리 등 기업마다 다양한 보완책을 강구했지만 현장에서의 운용은 과거와 달라지지 않았다.

이것은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지난 40년 동안 풀지 못한 숙제다.

답은 리더에게 있다. 목표를 150% 달성했어도 다른 영역에서의 실행이 잘못됐다면 낮은 고과 평가를 부여해야 한다. 목표를 70%밖에 달성하지 못했어도 다른 영역에서의 실행이 탁월했고, 달성률이 낮은 불가피한 요인이 있다면 최상위 고과 점수를 줘야 한다. 직원의 업무 수행 과정을 알고, 직원의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리더라면 그럴 수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공정한 목표 설정과 고과 평가는 리더가 잡아야 할 두 마리 토끼이다. 공정한 목표는 단기 인센티브와 직원 동기 부여의 핵심 요소다. 공정한 평가는 우수한 직원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울타리다. 목표 달성에 의해 인센티브를 많이 받는다고 해서 반드시 우수한 영업 직원이 아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직원이라고 해서 언제나 저성과자는 아니다. 리더는 고성과와 고목표 달성률을 혼동해선 안 된다. 목표 달성에 따라 인센티브를 잃는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부당한 인사 고과를 받아들일 직원은 없다.

오래 전에 회사를 옮겼지만 다시 데려오고 싶은 후배를 만나 대화를 하다가 떠난 이유를 물었다. “참을 수 없었습니다. ○○○를 그 자리에 올리는 것을 보고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런 직원이 생기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리더다.

이장석 한국영업혁신그룹(KSIG) 대표 js.aquina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