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태양광 발전효율을 저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 전자신문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 미세먼지 농도와 태양광 전력거래량을 비교한 결과 평균 37%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미세먼지가 태양광 발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실제 검증 데이터가 제시되기는 처음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기준 미세먼지 농도가 ㎥당 25마이크로그램(㎍)일 때 태양광 전력거래량은 9588메가와트시(MWh)를 기록했다. 반면에 지난해 12월 중 미세먼지 농도가 105㎍으로 가장 높던 21일의 태양광 전력거래량은 4723MWh로 50% 이상 감소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을수록 발전 효율이 떨어진 것이다.
국회 조사 자료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이 5개 발전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6일 연속 시행된 이달 1~6일 전국 7곳 발전소 태양광 발전량과 직전 6일 동안을 비교한 결과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 평균 약 19% 줄었다. 수치가 다소 차이 나지만 발전효율이 최대 40% 가까이 떨어진다면 심각하게 봐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높이겠다는 '재생에너지 3020정책'을 수립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태양에너지다. 태양광 발전 보급량을 2017년 5.7기가와트(GW)에서 2030년까지 63.8GW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미세먼지는 재난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사회 문제화됐다. 일주일에 사나흘은 하늘이 뿌옇게 변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재생에너지 정책을 수립할 때만 해도 미세먼지는 큰 변수가 아니었을 것이다. 변수에서 상수로 미세먼지가 태양광 효율에 영향을 미친다면 보완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더욱이 우리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일조량이 많지도 않다. 미세먼지를 소홀하게 취급해서 자칫 전체 재생에너지 정책이 겉돌지나 않을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