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영향 고용부 첫 분석결과...도소매·음식숙박업 고용 감소 '영향'

최저임금 인상으로 도소매·음식숙박업 등 취약업종 고용이 감소했다는 고용노동부 분석결과가 나왔다. 정부부처가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놓기는 처음이다.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이 고용부에서 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 고용부 첫 분석결과...도소매·음식숙박업 고용 감소 '영향'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세·자영업자 매출은 줄고 대형점포는 늘었다는 집계도 나왔다. 8개 신용카드사 매출 자료를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분석했다.

국회 최저임금법 개정안 심사와 최저임금위원회의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때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문 의원이 20일 고용부로부터 제출받은 '최저임금 영향조사 중간보고'에 따르면 정부는 2018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업장별 최저임금 영향 조사를 했다. 3개 업종에 대해 집단심층면접(FGI) 방식으로 사업장별 최저임금 영향을 분석했다.

고용부는 자료에서 “최근 경기가 하강국면에 있고 시장 포화로 소규모 업체 영업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일정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고 명시했다.

도소매·음식숙박업에 대해선,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 감소에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은 업체가 존재한다고 했다. 임시·일용직 계약종료 등의 사유다.

도소매·음식숙박업은 △영업시간 조정 △근로시간 축소 △전일제에서 단시간근로 전환 등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했다.

고용부는 공단 내 중소제조업에 대해 “노동자 숙련기간이 필요해 대체적으로 고용을 유지하면서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경우가 다수”라고 분석했다. 자동화·기계화 추진은 제한적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사업 강화와 시장개척 등을 통한 경영개선 노력을 보이는 기업이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임금 압착(wage compression) 및 비례적 임금상승 어려움으로 근속년수별·숙련도별 임금차이가 축소되는 경향도 존재한다고 적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분석결과에 대해 “FGI, 인터뷰 등은 질적 조사로서 실태파악 대상 수가 적기 때문에 결과 일반화는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한다”며 “정부 입장이나 평가라고 보면 안 된다. 한 사례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최종 보고서를 최저임금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며, 공개 여부는 최저임금위원회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부연했다.

고용부는 앞으로 약 2주 동안의 세부 보완 작업을 거쳐 빠르면 내달 초 최종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심층면접조사 형태로 벌인 조사 결과는 그 내용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연이은 최저임금 급격 인상에 영세·자영업자 매출이 20% 감소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이 여신금융협회로부터 제출받은 8개 신용카드사 매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가맹점의 48.3%에 달하는 연매출(카드사용액 기준) 5000만원 이하 영세점포의 1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1.4% 급감했다.

같은 기간 연매출 5000만~1억원 점포는 5.4%, 1억~2억원 점포는 1.4% 감소했다.

반면 5억~30억원 점포는 0.7%, 30억~500억원 점포는 1.5%, 100억~500억원 점포는 5.5% 증가했다.

소상공인 관련 유통, 숙박, 음식점, 의류 등 10개 업종의 5000만원 이하 영세 가맹점은 올 1월 월평균 매출이 지난해 1월대비 24.9%나 급감했다.

업종별로 보면 소상공인 관련 대표적인 업종인 유통업이 36.0%나 감소했다. 요식업은 27.8% 감소, 숙박업도 27.1% 감소 등 전 업종에서 급격하게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전남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연매출 5000만원이하 영세점포 월평균 매출이 15.0%에서 27.7%까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세종이 -27.7%로 감소폭이 가장 높았다. 뒤이어 서울 -25.3%, 제주 -23.9%, 경기 -23.7%, 인천 -22.8%, 대전 ?22.7%, 광주 -22.5%, 울산 -22.5% 순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골목 상권에 있는 영세 점포는 도산 직전에 몰릴 정도로 위기인데 대형 점포는 오히려 성장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났다”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를 향해 “소득주도 성장의 부작용을 인정하고 당장 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