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 '어닝쇼크'를 26일 사전 공시했다. 이례적이다.
실적 발표 이전에 설명 자료를 내고 시장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와 디스플레이 사업 부진이 주요인이다. 삼성전자는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 자료를 냈다고 설명했다.
연초부터 국내 주력 산업인 반도체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실상은 더 어렵다는 점이 삼성전자의 공시로 확인된 셈이다.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실적 설명을 한 것은 시장 전망보다 실제 실적이 더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가가 추정하는 삼성전자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7조9810억원이다. 그러나 최근 증권사들은 예상 실적이 7조원을 하회하며, 6조원대에 그칠 것이라는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5조6422억원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삼성전자의 부진은 같은 반도체 업종인 SK하이닉스의 실적과도 연동한다. 그동안 국가 수출에 기여해 온 반도체의 부진은 다른 산업 전반에도 우려를 키울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실적 부진은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수출을 떠받쳐 온 반도체 산업의 부진으로 수출 지표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기업 실적 부진은 투자 축소와 채용 줄이기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협력사 실적까지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산업계에서 반도체 같은 주력 산업이 버텨 줄 동안 신산업을 키울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정부 정책은 주력 산업을 담당하는 대기업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한 편이다. 벤처기업 육성에서도 정책자금은 늘었지만 규제 해소는 너무 더디다. 우리나라는 우버 같은 새로운 자동차 서비스가 제한적이다. 원격의료도 수년째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최근 정치권의 주된 관심은 북·미 관계와 지난 정권의 부정부패 청산에 있는 듯하다. 그러나 경제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지금은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정부 정책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