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가 케이블TV 인수에 착수, 국내 유료방송 시장이 '미디어 빅뱅'에 직면했다. 미디어 빅뱅은 갑작스러운 게 아니라 자연적 산업 흐름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성기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 부회장은 미디어 빅뱅 키워드로 '디지털'과 '인터넷'을 손꼽았다. 축적된 디지털과 인터넷 에너지가 터져 나오면서 미디어 빅뱅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성 부회장은 “모든 사람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된 건 오래되지 않았다.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된 시기도 2012년”이라며 “긴 시간은 아니지만 디지털과 인터넷 에너지는 빠르고 큰 규모로 축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디어 빅뱅은 애플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공개한 2007년 시작됐다”면서 “아이폰, 아이패드, PC 등 여러 기기에서 동일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성 부회장은 “2005년에는 미국케이블랩스가 'TV 에브리웨어(Everywhere)'라는 주제로 콘퍼런스를 열었는데 현재와 달리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며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든 TV를 시청할 수 있는 게 현재는 당연하지만 당시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디지털·인터넷 기술은 미디어 빅뱅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무르익은 상황이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2130만명에, 휴대전화 가입자는 6652만명에 이른다. 케이블TV는 올해 아날로그TV 방송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 같은 환경으로 국내 양방향 서비스도 보편화된 상황이다.
성 부회장은 “과거 수 많은 회사가 노래방, OTT 등 여러 양방향 서비스 개발에 투자했지만 모두 실패했다”면서 “현재는 디지털, 인터넷 에너지가 축적되면서 남녀노소 모두 양방향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 “TV는 소파에 파묻혀 감자칩을 먹으며 콘텐츠를 소비하는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es)'족으로 대변됐지만 이제는 아니다”면서 “양방향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뒤로 기대기보다 능동적으로 TV를 이용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성 부회장은 “우주를 탄생시킨 대폭발, 빅뱅이 유료방송 산업에서 일어난다”면서 “판이 뒤집히면서 기존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것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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