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 수출 하락 폭이 커지면서 반도체 경기 부진 우려가 커졌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올해 반도체 경기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지난해보다 세계 반도체 경기가 부진하지만 올해는 평년이나 그 이상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업종 전문가 2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올해 세계 메모리 반도체 경기가 본격 불황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반도체 업종 전문가들이 바라본 2019년 반도체 경기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든 지역에 걸쳐 급속히 하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반도체 수출과 생산이 함께 둔화하면서 반도체 경기가 급락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반도체는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 증가에서 약 90% 이상 기여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 수준으로 증가했다. 부가가치 기준 국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기준 11%로 증가하는 등 반도체 산업 중요도가 높아졌다. 반도체 경기가 하향 전환하면 그만큼 우리나라 전체 경기에 끼치는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국내 반도체 전문가들은 세계 반도체 경기가 지난해보다 다소 부진하지만 평년 내지 그 이상 수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시장 우려와 달리 반도체 경기와 관련해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신호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출 부진이 완화한다고 전망했다.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수출이 감소해 연간 기준으로 전년대비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하반기 반도체 수출 감소율이 한 자릿수로 줄어들어 반도체 수출 경기 부진이 완화한다고 내다봤다.
민성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점을 감안해 반도체 업종 경기 변화를 더욱 면밀히 주시하면서 관련 대응책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며 “산업간 기술융합 등으로 여러 주력 업종과 동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과 유관 기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산업연구원이 국내 반도체 업종 애널리스트 11명과 협단체·기타 15명 등 총 26명 전문가를 대상으로 에프엔가이드·메트릭스에 의뢰해 수행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