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세먼지가 날씨 뉴스의 온도와 눈·비 예보만큼 중요한 항목이 됐다. 지난달 거의 1주일 이상 미세먼지가 '매우나쁨' 수준을 유지, 한국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집에 있는 온도계와 습도계는 신뢰할 수 있을 정도로 정량이 정확하다. 그러나 대중매체 뉴스에서 미세먼지 예보는 좋음, 보통, 나쁨, 매우나쁨 형식으로 알려주고 있다. 그만큼 미세먼지는 정확하게 정량 측정을 할 수 없으며, 이는 아직까지 연구개발(R&D)을 더해야 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필자는 6년 전부터 미세먼지 저감 분야 R&D에 참여하고 있지만 아직도 미세먼지 정보가 정확하지 않고 미세먼지가 다양해서 어떤 물질인지 미세먼지를 특정할 수 없는 등 어려움이 많다.
어느 한 지역에서 어떠한 산업을 발전시키려고 기획하면 그 산업을 발전시킬 기반이 조성돼 있는지를 묻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질문에 논리 정연하게 합리화시키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기획하는 산업의 기반이 잘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25년 전 광주과학기술원(GIST) 설립을 건의했을 때 정부의 관련 부처는 황당해 했을 것이다. 대학을 가기 위해 전국의 많은 학생이 서울로 유학 가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서울에서 광주로 유학을 갈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하던 GIST가 미세먼지 관측 및 저감 연구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공기 산업 대상을 크게 나누면 실내와 실외의 공기 산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실외에서 미세먼지 발생원을 찾아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국가 차원의 해결 사항이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서 공기 산업 범위를 이미 발생한 실내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 것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광주시는 미세먼지 관련 전문가 중심으로 발 빠르게 '맑은 공기도시 광주' 선포에 이어 공기산업 육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더 나아가 정부에 공기 산업 육성을 제안했다. 정부도 이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지난달 18일 광주시와 LG전자가 '공기산업 발전을 위한 상호 협력' 양해각서(MOU) 교환을 계기로 LG전자뿐만 아니라 공기 산업 소재부품 관련 기업이 모여들었으면 한다. 기존 모듈 공장을 통해 맞춤형 공기정화기, 자동차 캐빈 필터, 에어콘 필터 등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비록 광주 지역의 산업 기반이 취약하지만 공기 산업만큼은 기반 조성이 훌륭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 광주지역본부에 '에어가전 핵심 지원센터'가 구축돼 있다. 백색가전에서 시작한 가전 부문의 소재부품은 완벽할 정도다. 공기 산업을 발전시킬 절호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미세먼지 취약 지역인 학교뿐만 아니라 노인 요양시설, 병원, 공장 등의 미세먼지 환경을 분석하고 실증을 거쳐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미세먼지 저감 관련 소재 부품이 어느 정도 개발됐다고 생각하지만 국민 건강을 지키면서 먹거리 산업으로 일자리를 도출할 수 있는 때라 할 수 있다.
광주시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로 채택된 '인공지능(AI) 기반 과학기술창업단지 조성사업'과 기획하고 있는 '공기산업 예타 기획사업'을 통해 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국회에서 '공기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 통과에도 나서고 있다. 그 동력으로 기존의 공기 산업 관련 기업, 대학, 유치기업에 의해 광주는 공기 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될 것으로 확신한다.
공기 산업이 쾌적한 공기를 실내에 제공할 뿐만 아니라 세계 수준의 공기제어 제품이 광주 브랜드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기 관련 제품을 인간 친화형으로 실증해야 한다. 새로운 미세먼지 저감 필터소재, 정확한 미세먼지 정량 센서 개발, 휘발성 유기화학물질 흡착 필터 소재도 개발해야 한다. 공기 산업에 종사하는 한편 관련 인재를 양성, 광주시의 캐치프레이즈인 '맑은 공기도시 광주'를 유지하는 공기관리 일자리도 창출됐으면 한다.
이재석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부 교수 jslee@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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