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사업 추진으로 미세먼지 필터 역할을 할 산림이 상암 월드컵경기장 6000개 넘는 규모 이상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산림청을 통해 전국을 전수조사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산지 태양광 사업으로 232만7495그루의 나무가 베어졌고 훼손된 산지면적만 4407헥타아르(ha)에 달한다. 상암 월드컵경기장 6040개와 맞먹는 면적이다.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해당하기도 한다.
연도별 태양광발전시설로 인한 산지훼손현황을 살펴보면 2016년에 529ha(31만4528그루)에서 태양광 사업이 본격화된 2017년 1435ha(67만4676그루), 2018년 2443ha(133만8291그루)로 증가했다. 2016년보다 2018년 산지훼손면적이 4.6배나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전라남도가 1025ha, 46만4021그루로 산지훼손이 가장 심했다. 그 다음으로 △경상북도가 790ha, 60만4334그루 △전라북도 684ha, 19만3081그루 △충청남도 599ha, 35만2091그루 순으로 산지훼손이 심했다.
산지훼손이 가장 심한 곳은 △경북 봉화군 봉성면으로 창미에너지발전소외 3곳에서 태양광시설을 설치해 13ha(13만1426㎡)의 산지훼손 피해가 나타났다. △전북 익산시 금마면에 위치한 성원에너지가 11ha(11만8704㎡) △경북 칠곡군 동명면에 위치한 화남태양광발전소가 9ha(9만1757㎡) △전남 순천시 외서면의 준에너지가 7.4ha (7만3701㎡) △전북 장수군 천천면의 천천2호 태양광발전소가 3.2ha(3만1977㎡) 순으로 나타났다.
산림청은 산림과 나무훼손 등을 억제하는 산지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한 지난해 12월 4일 이후 태양광발전시설 신청건수와 면적이 대폭 감소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상직 의원은 “정부는 태양광 사업으로 발생하는 무분별한 산지훼손을 즉각 중단하고 청정 미세먼지 필터인 산림 복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며 “산림복원은 최소 50년이라는 긴 인내심이 필요한데 식목일에 일회성 보여주기식 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질책했다.
또 “정부시책으로 산림훼손이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에도 산림청이 산림을 담당하는 주무관청으로서 제대로 된 비판이나 성명하나 내지 못하고 눈치보기식으로 일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신재생에너지는 보완적인 에너지로 일정 부분 자가소비용으로 설치하는 것은 좋으나, 국가의 기간에너지로 대체하기는 불가능하다”며 “문재인 정권은 국민이 숨쉬기조차 걱정해야하는 미세먼지대책과 역행하는 탈원전 정책을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