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윤리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균형 문제입니다.”
소비자직접의뢰(DTC) 유전자검사, 유전자 가위등 생명윤리와 관련한 전문가가 규제와 자율에 있어 균형에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과총과 국회바이오경제포럼은 국회에서 제46회 바이오경제포럼을 열었다. 주제는 '생명윤리 비전과 발전 방안, 생명공학 신기술과의 조화'다. 발제를 맡은 송기원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생명윤리심의위원회 교수는 '합성생물학과 유전자가위의 윤리적 쟁점'을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첨단기술와 관련된 생명윤리 논란은 진행중이다. DTC,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등 인간이 직접 생명체를 설계할 수 있는 시대에서 합성생물학은 더이상 거부할 수 없는 세계 트랜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합성생물학은 유전 생명체가 갖고 있는 유전정보 쉽고 빠르게 얻어 원하는 유전정보를 합성하는 기술이다.
과학기술은 국경 없는 공공재다. 국내에서 관련 신기술을 규제하면 해외로 나가 기술개발을 이어나갈 수 있다. 결국 유전체 관련 생명윤리는 경제적 효용을 따를 것이냐 생명 가치를 따를 것이냐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주기적 검토가 필요한 사회적 균형 문제다.
권복규 이화여대 의대 교수는 윤리 문제와 관련한 국개권력 개입 문제를 지적했다. 개인의 생각, 가치, 종교가 모두 다른만큼 다원화된 사회에서 국가는 명백한 비윤리 행태만 금지해야한다는 것이다. 나머지 부분에서 어떤 것이 윤리적인지는 민간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현대 사회서 고립되지 않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의 자율성 보장이 필요하다”며 “과학, 의사등 전문가에 대한 규제는 국가가 모든 문제를 법률, 행정으로 관리해 과거에 비해 크게 나아진 바 없어 선진 국가에 비해 발전이 더딘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수헌 숙명여대 법대 교수는 '신중한 감시'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턱대고 막는 규제가 아닌 유전자 가위, 치료 등 첨단 기술이 나타났을 때 사용한 물질, 연구 이용도에 따라 차별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물질 위험도에 따라 연구를 4단계로 구분해 실험실 관리 방법을 달리한다. 이어 박교수는 사회적 공론의 장을 마련해 대중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미국국립보건원(NIH)에서 국가생명윤리위원회를 만들어 합성생물학과 첨단기술 윤리기준을 마련하고 공론의 장을 키워 생명윤리에 대한 사회 합의를 중시한다.
생명공학 신기술은 효용과 위험 모두를 갖춘 '양날의 검'으로 평가된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필요한 유전자 부분만 잘라내는 데 특화된다. 이를 통해 유전체변형 이용한 세포치료제, 자가면역 질환에도 사용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부분만 자르지 못할 위험성과 유전자 메커니즘에 대한 인간의 이해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이처럼 전문가 집단은 효용과 위험이 공존하는 생명공학 신기술에 있어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성다교기자 dk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