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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00대 기업 이자상환 능력이 악화되면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좀비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를 제출한 385개 기업의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을 조사한 결과, 전체 평균 8.6으로 전년 9.7 대비 1.1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81조1892억 원에서 170조2016억 원으로 6.1%(10조9876억 원) 줄어든 반면 이자비용은 18조6939억 원에서 19조7103억 원으로 5.4%(1조164억 원) 늘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좀비기업이 1년 새 3곳 늘어난 16곳으로 확인됐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수입에서 얼마를 이자비용으로 쓰고 있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기업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이다. 기업이 부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판단하기 위해 산출한다.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도 59개사로 2016년 39개사 대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반도체 호황을 누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이자보상배율은 4.8로 3.9포인트 떨어지며 전년(6.4)과 비교하면 1.6포인트 떨어져 하락폭은 더 커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113조8223억 원에서 90조4712억 원으로 20.5%(23조3516억 원) 급감했다. 이자비용은 17조9154억 원에서 18조9410억 원으로 5.7%(1조257억 원) 늘어났다. 이익은 줄어든 반면 이자비용은 늘면서 기업 이자상환 여력이 악화된 것이다.
영업적자 기업을 포함한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곳은 삼성중공업과 현대상선, 동부제철, 한진, 한진중공업, 대성산업, 두산건설, 쿠팡, 대우전자, 우리이티아이, 신성이엔지 등 16곳이다. 이중 한진과 쿠팡, 대우전자, 우리이티아이, 대성산업, 신성이엔지는 좀비기업 명단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500대 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높은 곳은 S&T모티브로 40만7833에 달했고 동서식품(3만5445), 에스엘라이팅(2만346), 동우화인켐(9382.9), 폴리미래(6305.7), 소니코리아(2805.8), 제일건설(2465.7), 스타벅스코리아(2463.0), 강원랜드(1840.5), 이노션(1618.9) 등도 세 자릿수 이자보상배율로 사실상 무차입경영 중이었다.
반대로 한국전력공사를 포함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상선, 영풍 등 34곳은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세종공업, 엠코테크놀로지코리아, 현대위아, 아시아나항공, 한국중부발전, 부영주택 등 25곳은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었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가 43.2로 가장 높았고 서비스와 제약도 각각 14.1, 10.2로 두 자릿수 이상이었다. 반면 공기업은 1.0으로 2016년 6.0에서 2017년 2.8 등 매년 하락하며 가장 낮았고 운송(1.4)도 간신히 1을 넘겼다.
17개 업종 중 전년 대비 이자보상배율이 오른 업종은 IT전기전자(1.9P)와 건설·건자재(0.2P) 2개 업종이었고 나머지 15개 업종은 모두 하락했다. 제약(-4.7P)과 석유화학(-3.9P) 하락폭이 가장 컸다.
한편 이자비용이 없는 곳은 한국무라타전자, 한국쓰리엠, 이베이코리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등 17곳으로 외국계이거나 본사를 외국에 둔 기업이 많았다.
[표]500대 기업 업종별 이자보상배율 현황(자료-CEO스코어)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