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는 인구통계학 변화와 더불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5세대(5G) 이동통신 등 다양한 기술의 급성장을 통해 시민 삶의 질 향상과 효율 대응을 하도록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자원의 사용을 얼마나 효율화하는지, 어떻게 하면 기술을 활용해서 도시 내 연결성을 개선하는지, 시민에게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어떻게(더욱 투명하고 눈에 띄게) 보여 줄 수 있는지, 이를 통해 시민 삶이 얼마나 향상됐는지 등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지난 기고에서는 스마트시티 준비 방향을 미국 뉴욕, 경기도 수원과 같은 국내외 사례를 사람 중심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앞으로는 도시의 기본 특징인 정치·경제·사회 활동에 더해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시킨 인프라 및 정책 연계 관점에서 몇몇 도시 사례를 통해 스마트시티에 접근해 보기로 한다.
첫 번째 싱가포르의 '스마트 네이션'이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라는 특성을 살려 2014년부터 '스마트 네이션'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이는 최신 기술을 활용해 복잡한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통합된 국가의 디지털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다. ICT를 활용해 도시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스마트시티 개념을 국가 차원으로 확대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오랜 기간 제조업이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5분의 1을 차지해 온 나라였다. 그러나 사용자 중심으로 실제 세계 및 가상 세계가 상호 작용하고 격차가 사라지는 디지털 환경이 구현됨에 따라 스마트 네이션 전략의 일환으로 2015년부터 3D 플랫폼 기반으로 전국을 가상 현실로 구현하는 '버추얼 싱가포르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이는 도시 내 산업을 부가 가치 모델에서 가치 창출 모델로 전환시킨 것이다. '디지털 트윈'을 통해 디지털화된 데이터가 다양한 물리 형태 자산을 최적화하기 위해 실시간 피드백하면서 유기체로 변화하는 과정을 반복, 개선함으로써 도시 활동을 능동 추구한다.
도시를 통째로 옮겨 놓은 버추얼 싱가포르 프로젝트는 교통·환경·에너지뿐만 아니라 도시 계획까지 수많은 도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도시 문제 해결에 활용되고 있다.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변환에 성공한 국가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싱가포르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신기술 적용만이 아니다. 기존 스마트시티가 기술 개발 및 활용을 통해 공공 서비스 제공의 효율성을 높이는 디지털 정부로서의 역할을 중요시했다면 싱가포르의 경우 정부가 산업 및 사회의 이해관계자를 전폭 지원해서 새로운 기술을 적극 수용 및 활용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전 국가 차원의 '디지털 변환' 추진을 위해 싱가포르의 정교한 국가 인프라 및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데이터 기반 정부 정책에의 접근 방식이 강력히 결합함으로써 더욱 광범위하고 다양한 상호작용을 끌어내고 있다.
한 예로 스마트 네이션은 세 가지 계획을 기본으로 한다. △데이터 및 첨단 기술 활용 △ICT 생태계 조성 △ICT를 통한 사람 간 연결성 향상이다.
가장 먼저 싱가포르가 스마트 네이션을 통해 데이터 및 첨단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집중한 것은 모두에게, 모든 것을, 모든 곳에서, 항상, 최고의 연결성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이는 2005년부터 추진된 차세대 국가 브로드밴드 네트워크(Next Gen NBN) 사업과 연계해서 기존 시장 점유사업자 외 후발 사업자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오픈 네트워크' 구축을 기본으로 한다.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 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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