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각이 30도에 이르고 인치당 픽셀(ppi)이 2만5000개에 달하는 초고해상도 홀로그램 픽셀 기술이 개발됐다. 픽셀 간격(피치)을 기존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명준)은 픽셀 피치를 기존 3.7마이크로미터(㎛)에서 1㎛로 줄인 새로운 픽셀 구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홀로그램은 주로 액정을 이용한 '공간 광변조 기술'로 표현한다. 액정 패널에 전압을 걸어 빛 위상을 바꿔 반사시키고, 영상을 만드는 방식이다. 화질을 높이고 시야각을 넓히려면 소자 픽셀 피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픽셀 피치는 배선, 트랜지스터, 커패시터 등 픽셀 부가 요소 때문에 생긴다. 기존에는 픽셀을 액정 패널에 평면으로 구성했기 때문에 피치를 줄이기 어려웠다. 피치가 넓으면 그만큼 픽셀 크기도 늘어나 해상도를 높일 수 없다. 빛이 꺾이는 '회절각'도 좁아져 시야각이 2~3도에 불과했다.
ETRI는 픽셀을 수직으로 구성해서 피치를 줄였다. 수직 적층형 박막트랜지스터(VST) 구조를 썼다. 다양한 픽셀 구성 요소를 뒷면에 둬 수평 필요 면적을 최소화했다.
학계를 대상으로 기술 시연도 마쳤다. 지난주 디스플레이 분야 최대 학회 행사 '디스플레이 위크 2019'에서 시연했다. 2.2인치 크기 패널을 사용해 5100만개 픽셀로 소용돌이 모양의 3차원 홀로그램 동영상을 선보였다. 관련 논문을 발표해 우수논문상도 받았다.
ETRI는 기술을 적용한 패널을 개발하고 있다. 연내에 해상도가 72K인 3.1인치급 공간 광변조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프로젝션을 활용한 홀로그램 영상 크기도 20인치로 확대한다. 기술은 홀로그램뿐만 아니라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도 적용할 수 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