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은 27일 “사회적 요구 다양성이 확대되고 현안의 복잡함이 심화되면서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제고하는 국회기관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71주년 국회개원기념식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국회사무처와 국회도서관,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미래연구원 등 국회 내 기관을 하나씩 거론하며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했다.
문 의장은 “국회도서관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국가중심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며 “지난 2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아르고스(Argos)'는 입법과정 전반에 데이터 융합 분석 서비스를 제공해 의원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예산정책처에 대해선 “예산과 결산 분석, 비용추계, 재정과 경제전망 등 의회재정권 실질화에 기여해 왔다”면서 “특히 '재정경제통계시스템'을 오픈해 의정지원 수준을 높이고 국민 알권리 신장에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OECD 독립재정전문기관 회의 아시아 최초 개최, 무디스와의 연례협의에도 참여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그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의장은 “입법조사처는 국정 전 분야를 다루는 국내 유일의 종합정책분석 기관”이라며 “설립 12년 만에 조사회답이 6만건을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2500여 건의 입법정책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국회가 정책 중심의 선진 국회로 변모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해왔다고 칭찬했다. 명실상부한 최고수준의 싱크탱크로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출범 1주년을 맞이한 국회미래연구원에 대해선 “짧은 기간임에도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의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했다. 국회가 미래 대응력을 높이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문 의장은 국회혁신화 작업도 소개했다. 취임과 동시에 국회혁신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국회 사무처의 인사, 예산, 조직을 전반적으로 살피며 혁신 작업에 매진했다고 전했다. 문 의장은 “입법이 필요치 않은 개혁 작업은 즉각적으로 실행했다. 입법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국회개혁안을 마련해 국회 운영위 운영개선소위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법안 소위 정례화와 의무화, 국회 전자청원제도 도입, 외유성 국외출장 논란 원천차단, 의회외교 강화를 위한 의회외교포럼 출범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문 의장은 기념식 이후 인천공항을 통해 러시아 모스크바로 향했다. 8박 10일 간 러시아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을 공식 방문한다. 앞서 미국과 중국을 찾은 문 의장은 러시아 방문을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를 당부할 계획이다. 북방경제협력, 정보통신기술(ICT) 협력에도 나선다.
27일부터 29일까지 모스크바에서 뱌체슬라프 빅토르비치 볼로딘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장, 발렌티나 이바노브나 마트비옌코 상원 의장을 각각 만나 한러 의회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키릴 러시아 정교회 총대주교와도 만나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지지를 당부한다.
제1차 한러 의회 간 고위급 협력위원회 개회식에도 참석한다. 러시아 상원 의회 본회의에서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과거·현재·미래를 함께하는 한러 우호 협력'을 주제로 연설한다.
30일부터는 현직 국회의장으로서 8년만에 발트 3국을 방문한다. 에스토니아에서는 케르스티 칼률라이드 대통령, 위리 라타스 총리, 헨 펄루아스 국회의장을 각각 만나 ICT와 전자정부 관련 양국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한-라트비아 의회 간 협력 의정서(MOU)도 체결한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