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사태' 여파로 두 달간 코스닥 제약업종 시가총액이 2조8000억원 가까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제약업종 지수(종가 기준)는 3월 29일 9699.30에서 이달 29일 8558.65로 11.76% 떨어졌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하락률(-5.19%) 2배가 넘는다.
코스닥 제약업종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32조9960억원에서 30조2020억원으로 2조7940억원가량 감소했다. 이 기간 코스닥 전체 시총 감소액(14조9690억원)의 19%가량을 차지한다.
코스닥 제약업종에는 인보사 사태를 일으킨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 등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속해 있다.
인보사는 골관절염을 치료하는 세포유전자치료제로,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해 2017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은 신약이다. 그러나 주성분이 허가 당시 명시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293유래세포)라는 사실이 3월말 공개되면서 유통·판매가 중단됐다.
이번 사태가 불거지기 직전인 3월 29일 7만5200원이던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식약처가 인보사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회사를 형사고발 하겠다고 발표한 뒤인 이달 29일에는 2만원으로 하락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시총은 3월 29일 582억원에서 5월 29일 2천282억원으로 줄었다.
코오롱티슈진 주가 역시 3월 29일 3만4450원에서 5월 28일 8010원으로 76.75% 떨어졌고, 이 기간 시총은 2조1021억원에서 4896억원으로 1조6214억원 줄었다. 코오롱티슈진은 28일부터 거래 정지 상태다.
이에 인보사를 투여한 환자들뿐만 아니라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들도 대규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코오롱티슈진은 한국거래소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상황으로, 만약 상장 폐지가 결정되면 주주 손실은 훨씬 더 커지게 된다.
제약·바이오는 일반인이 제품 성분이나 제조과정을 파악하기 어려운 특수한 분야여서 회사에 대한 신뢰가 핵심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심지어 상대적으로 대기업 위주로 구성된 코스피 의약품업종 지수마저 두 달간 5.95% 내려 이번 사태의 충격을 일부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은 5.48%였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오롱생명과학에 내린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와 형사고발 행정처분을 확정하는 청문회를 18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코오롱생명과학도 일부 자료가 부실했지만 은폐, 조작은 없었다는 해명과 처분 경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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