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ST 자회사 이솔, 가격 경쟁력 올린 EUV 마스크 '리뷰' 장비 연내 출시

에프에스티 자회사 이솔의 EUV 마스크 리뷰 장비. <사진=이솔>
에프에스티 자회사 이솔의 EUV 마스크 리뷰 장비. <사진=이솔>

국내 반도체 펠리클 제조기업 에프에스티(FST)의 자회사 이솔이 반도체 극자외선(EUV) 노광 공정용 마스크 리뷰 장비를 올해 선보인다. 이솔은 회절 광학소자인 '존플레이트 렌즈'와 고차조화파(HHG) EUV 광원으로 장비를 개발 중이다. 이 분야 주도권을 쥔 외국 선진업체의 엑스선 광학계 방식보다 설비 가격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어, 중견 마스크 업체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솔은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 LBNL 등 세계 연구기관과 협업해 EUV 노광 공정에 쓰이는 마스크 리뷰 장비를 개발했다.

노광 공정은 빛으로 미세한 회로를 반도체 웨이퍼에 새기는 작업이다. 회로가 그려진 마스크 위에 빛을 쏘고 통과한 빛을 모아 웨이퍼에 패턴을 반복적으로 찍어내는 방식이다. 동일 회로를 빠르게 찍어낼 수 있다.

EUV 노광 장비는 기존 불화아르곤(ArF)을 사용한 장비의 투과 방식과는 다르게 '반사' 방식을 쓴다. 대부분 물질에 흡수되는 예민한 EUV 특성 때문에 기존 방식으로는 빛이 웨이퍼까지 도달할 수 없다. 고도화한 반사 거울이 빛을 전달한다.

마스크 구조도 완전히 새롭다. 빛이 투과되는 기존 홑겹 마스크와 달리 실리콘(Si)과 몰리브덴(Mo) 수십 겹을 쌓아 EUV 광원 흡수를 막고 반사를 극대화했다.

마스크 검사 장비도 새롭게 필요해졌다. 마스크 회로 불량은 웨이퍼 패턴 불량까지 이어져 제품 검사 공정 확보가 필수다.

한 업계 전문가는 “기존 E(전자) 빔을 활용한 마스크 검사장비로는 EUV 마스크 깊은 곳까지 불량 여부를 검사할 수 없어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EUV 노광 장비와 비슷한 광학 원리로 만들어진 장비를 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솔 장비는 기존 마스크 검사 방식으로 EUV 마스크 결함을 찾은 뒤 다시 마스크의 결함 여부를 세밀하게 분석하는 장비다.

이동근 이솔 부사장은 “2년 후 완전히 EUV 광원만을 활용한 검사 장비가 개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솔은 새로운 렌즈 개발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EUV 마스크용 리뷰 장비는 핵심부품인 '렌즈'가 가격을 결정한다.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쥔 자이스는 고도화한 자사 미러(렌즈)로 마스크 통과 후 흩어진 EUV를 한데 모으는 방식을 쓴다. 미러 값이 비싸고 기술이 복잡해 장비 가격이 노광장비와 비슷한 1000억원 수준이다.

존플레이트 렌즈. <사진=이솔>
존플레이트 렌즈. <사진=이솔>

이솔은 엑스선 '존플레이트 렌즈'를 사용해 단가를 낮췄다. 이 렌즈는 빛의 파장이 좁은 곳을 통과하는 '회절'을 유도한다. 회절 원리로 EUV 빛을 꺾어서 굴절 원리를 사용하는 외산 첨단 렌즈와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다.

또 3세대 광원인 고차조화파 EUV광원을 활용했다. 칩 제조사에서 EUV 마스크 측정용으로 적용하는 2세대 광원보다 광 출력이 2배 이상 올랐다. 향상된 출력으로 마스크 내부를 빠르고 정밀하게 검사할 수 있다. 이 장비는 점점 모양새를 갖춰가는 EUV 생태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고가 외산 장비를 구입할 수 있으나 중소 마스크 생산업체들에게는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장비 값을 3분의 1로 낮춰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이 제품으로 다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이솔은 EUV 마스크 공정에 필요한 레이저 장비 상용화와 기타 장비 개발에 힘쓰고 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