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연구는 좋은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자원이 한정된 만큼 보다 훌륭한 질문을 찾고 연구로 발전시키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좋은 질문을 찾는 새로운 연구문화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조광현 KAIST 연구처장(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이 지난 4월부터 '궁극의 질문 공모전'을 시작했다. 7월 말까지 학생과 교수에게서 궁극의 질문을 모을 생각이다. 스스로는 '비가역적인 생명현상을 되돌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준비했다.
그는 “학교 구성원 모두가 '가슴이 뛰는 질문'을 찾는데 노력을 기울이기를 바란다”면서 “죽기 전에 꼭 답을 알고 싶은 질문을 찾아 연구로 연결시킨다면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조 처장은 학교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번 공모전을 준비했다. 2021년 개교 50주년을 맞는 KAIST가 더 큰 성과를 내려면 이런 질문을 내걸고 다시 출발해야 한다는 게 그가 내건 화두다.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한데 이 방향은 질문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예전에 만난 미국 교수가 '우리나라 학생은 바쁜 것이 유일한 단점'이라고 한 말이 기억납니다. 좋은 과학자로 성장하려면 스스로 질문하고 연구 방향을 모색하는데 인색해서는 안 됩니다.”
그는 궁극의 질문 공모전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다행인 것은 학교 구성원 참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공모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진행하는데 가입자가 450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80명은 질문을 제출했다. 조 처장은 공모전이 끝나면 여러 질문을 추려 연구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별도 위원회인 'KAIST 궁극의 질문 위원회'도 구성했다.
그는 “모든 질문을 연구에 활용할 수는 없겠지만 연구해볼 가치가 있는 것이 많아 교내 연구 사업 수행 과정에서 우선 지원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KAIST를 시작으로 연구자가 스스로 자신의 연구에 질문을 던지는 일이 보편화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