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은 격투기 팬들에게 큰 아쉬움을 주고 있는 선수다.
동양 선수들이 생존하기 힘든 헤비급무대에서 최홍만은 한때 서양의 거대한 파이터들도 힘겨워하던 강력한 거인이었다.
그는 놀라운 신체조건(220cm·160kg)과 특유의 쇼맨십을 바탕으로 씨름 선수로 활약할 당시부터 남다른 시선을 모았으며, 입식격투기 K-1에서 활약하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당시 그는 잠깐의 훈련만으로도 K-1 일류 파이터들도 버거워하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팬들 사이에서는 그의 펀치는 ‘핵꿀밤’, ‘토닥토닥 펀치’ 등으로 조롱받기도 했지만, 높은 타점에서 내리치듯 쏟아져 맞는 상대방 선수들은 큰 충격을 받고 휘청거렸다.
그의 강력함은 같은 거인 파이터들을 상대로도 통했다. 근육질 흑인 괴수로 유명세를 떨친 밥 샵(196cm,170kg)과 K-1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파이터 세미 슐트(212cm)와의 맞대결에서 그는 정면 압박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 뿐 아니라 그는 '60억분의 1'로 명성을 떨치던 에밀리아넨코 표도르까지도 당황스럽게 했다. 비록 현격한 기술차이로 인해 패배를 당했지만 표도르의 테이크다운에 꿈쩍도 안하고 오히려 되치기를 성공시키던 모습은 아직도 팬들 기억 속에 남는 명장면이다.
한편, 최홍만은 지난 10일 서울에서 열린 '엔젤스파이팅 챔피언십(AFC) 12' 무제한급 입식 스페셜 경기에서 헝가리의 다비드 미하일로프(105cm·110kg)와 대결을 펼쳤다.
그는 국내 종합격투기 무대에 1년 7개월 만에 복귀했지만 49초 만에 KO패 당했다. 때문에 많은 팬들은 한창때의 그를 그리워할 수밖에 없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