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슈트는 4차 산업혁명 기술 집약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력을 공급하는 초소형 아크원자로와 인공지능(AI) 자비스는 에너지원과 두뇌를 담당한다. 첨단 나노 소재는 총알도 튕겨낼 정도로 강력한 방어력으로 토니 스타크를 지켜주고, 대기권 밖 우주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견딜 수 있게 해준다.
손과 발에는 복합적인 기능이 탑재됐다. 플라즈마 발사기로 적에게 엄청난 충격파를 주면서 공격한다. 동시에 하늘을 자유롭게 날게 해주는 제트엔진이 장착돼 있다.
아이언맨 슈트의 상상력은 대부분 현실에 근거한 기술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통해 나왔지만, 당장 적용하기에는 불가능한 기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현실에서 아이언맨이 되려는 모험가와 발명가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나노 소재 방탄 재질과 더불어 제트엔진 추진체는 현실에 가장 근접한 기술이다.
영국의 괴짜 발명가이자 기업가인 리처드 브라우닝은 2017년 '다이달로스 슈트'를 공개했다. 그리스 신화 속에서 태양을 향해 날아가다 날개가 불타버린 이카루스에게 밀랍 날개를 만들어준 아버지이자 발명가의 이름을 따왔다.
다이달로스는 양손에 각각 2개의 제트 추진체와 백팩 형태의 메인 추진체를 결합한 형태로 구성됐다. 브라우닝은 고된 훈련을 하며 직접 제트 추진체를 조종해 시속 48㎞ 넘는 속도로 영국의 평원 위를 나는 영상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브라우닝은 토니 스타크의 스타크 인더스트리를 연상시키는 '그라비티 인더스트리'를 설립하고 뜻이 맞는 도전자를 모았다. 그의 의지가 호응을 얻으며 아이언맨을 향한 도전은 최근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영화 속 아이언맨에 보다 가까워졌다.
그라비티 인더스트리와 미국 콜로라도 광업대가 힘을 합쳤다. 그라비티의 제트엔진과 콜로라도 광업대 연구진이 3D 프린팅으로 완성한 티타늄 재질의 250여개 슈트 부품을 결합했다. 수직·수평으로 자유로운 비행이 가능하다.
미국 방송인 아담 새비지는 더욱 진화한 형태의 아이언맨 슈트를 입고 비행에 도전한다. 미국의 한 격납고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비행 훈련하는 모습을 선보인 다큐멘터리 예고편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아직 아이언맨에 미치진 못하지만 상당히 근접한 모습이다.
비행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에도 라이트 형제는 괴짜 취급을 받고, 사람들은 불가능하다고 했을 것이다. 아이언맨까지는 아니더라도, 제트엔진을 활용한 비행체가 실제 생활에 등장할 날은 머지않아 보인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