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강화 발표에 일본 현지는 물론 중국과 미국 언론도 관심을 표명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이번 조치로 일본 수출 기업도 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다며 한일 양국 관계가 한층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정부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이 고조될 가능성도 현지에서 제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에 대한 이번 조치는 자유무역을 내세워온 일본의 방향 전환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면서 “경제산업성은 규제 이유로 잘못된 사안의 발생 등을 들었지만 한국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일본이 통상 규칙을 자의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비판받을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이번 조치는 아시아 반도체 산업 공급망을 해칠 수 있다”면서 “삼성 등 대기업이 일본으로부터 반도체 재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대체 거래선 확보를 진행하는 '탈일본' 움직임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매체도 이번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미·중 무역 전쟁을 상기시키면서 일본이 미국에서 배워 무역 제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일본 정부가 한국의 징용 배상 요구에 대한 보복을 위해 무역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대체 공급 채널을 찾기 어려워 삼성과 LG가 잠재적인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뜻밖에 일본도 미국에서 배워 무역 제재 놀이를 했다”고 지적했다.
인민망도 일본이 한국에 반도체 재료의 수출을 제한했다면서 이로 인해 한일 대립 관계가 더욱 악화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의장국인 일본이 한일 정상회담을 거부했다면서 “일본은 한국에 수출 제한 조치를 함으로써 이미 나빠진 한일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이번 조치는 미국 내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기업이 메모리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절대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애플, HP, 델 등 미국 주요 업체 피해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폰아레나는 “삼성과 LG가 애플 아이폰용 OLED 패널을 생산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애플은 올해 아이폰에 필요한 충분한 디스플레이를 소싱하는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애플은 최근 재팬디스플레이(JDI)에 1억달러를 투자했지만 JDI가 품질과 수량 측면에서 애플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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