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수익률이 좋다고 알려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이익률이 바닥인 것으로 조사됐다. 비ICT 기업의 평균 이익률보다 더 낮아지는 등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8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온라인 보고서 '2017년 기업 활동조사로 살펴본 ICT 기업의 특성'에 따르면 ICT 제조업체 671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2%에 그쳤다. 비ICT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 1.8%보다 0.6%포인트(P) 낮았다. ICT 서비스 업체 961개사의 평균 영업 손실률은 0.7%였다. 영업이익률이 뒷걸음질한 ICT 기업도 전체의 25.3%인 371개사나 됐다.
ICT 분야는 대표 첨단 업종이다. 하이테크 기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매출은 적더라도 수익률이 좋다는 게 정설이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ICT 기업이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치고 있음을 보여 줬다. ICT 기업 상황이 예전만 같지 않다는 사실은 뒤집어 보면 우리가 자랑하는 'ICT강국'도 허상임을 보여 준다. 굳이 수치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기업 분위기가 과거와 비교해 확연히 다르다. 기업 역동성이나 사기도 크게 떨어졌다.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정부에서 거는 기대와 관심, 투자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사면초가 상황이라는 게 빈 말이 아니다.
ICT는 산업의 미래다. 소프트웨어(SW)를 포함한 정보통신은 모든 산업의 기반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해 반드시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분야다. 결국 ICT 상황이 어둡다는 것은 미래 신산업도 불투명하다는 얘기와 마찬가지다. ICT 분야를 홀대할수록 전체 산업의 경쟁력도 비례해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산업계 주도로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도 필요하지만 정부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많은 업종 가운데 하나라는 인식으로 접근하다면 미래 산업을 방치하겠다는 것이다. 과거 ICT 강국 명성도 정부와 산업계가 공동으로 보조를 맞춰서 가능했다. 제조업 경쟁력을 한 번 더 높이기 위한 필요조건이 ICT 경쟁력 강화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