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남북 정보통신기술(ICT) 협력 핵심 전략으로 '모바일 퍼스트'를 제안했다. KT는 원격의료와 이산가족상봉, 위성방송 등 서비스를 초기 ICT 협력 모델로 제시했다.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이 10일 국회에서 주최한 'ICT 남북교류협력 활성화방안 정책세미나'에 참석한 이통사는 남북ICT 협력 추진에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지만, 세부전략에서 차이를 드러냈다.
이찬수 SK텔레콤 남북협력기획팀장은 “북한 기본 노선이 과거 선군 정책에서 ICT기반 경제 도약으로 변했다”며 “북한 경제 발전을 지원하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ICT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가 이뤄지는 '초기단계'에는 경제특구 내 통신환경 개선, 통행·통관 설비 ICT 적용 등 북한체류 우리 국민이 이용하는 서비스 위주로 개선이 필요하다. 점진적으로 원격의료 서비스도 구축한다.
미국 전략물자관련 규제가 완화되는 '발전단계'에서는 신의주, 평양·남포, 함흥·원산, 단천, 나진·선봉 등 6대 특구에 스마트시티 솔루션을 구축한다.
북한이 국제 금융기구에 가입할 정도로 개방이 가속화되는 본격화 단계에서는 북한 전역에 4G 또는 5G 등 무선중심 ICT 인프라를 구축한다.
이 팀장은 “마스터 플랜에는 4G·5G 전국망과 의료, 교육, 금융, 교통 분야에서 모바일 서비스를 접목한 맞춤형 도약방안도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정진 KT 개성지사장은 “북한 개방단계와 국제 정세에 맞춰 상황별 진출 전략이 요구된다”며 로드맵 제시했다.
KT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는 1단계에서는 유선 통신서비스 재개와 안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경제특구가 제한적으로개방되는 2단계에서는 통신서비스를 확대하고, 미디어공동서비스를 추진한다. 북한경제가 전면 개방되는 3단계에는 통신·미디어 SOC와 인프라 건설 등 전면적인 진출을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KT는 초기부터 가능한 구체 서비스 모델로 디지털헬스케어와 원격이산가족상봉 등 통신·영상 기술을 활용 서비스를 제안했다. 북한 방송수신환경 개선을 위성도 당장 활용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북한 주민이 가장 필요로 하고, KT가 가장 자신있는 분야라는 설명이다.
이 지사장은 “KT는 북한과 가장 오랜 교류와 협력을 진행해 왔다”면서 “북한이 무엇이 필요한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와 정부에서는 민간의 안정적 투자를 위한 법·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조민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남북교류협력팀장은 “현행 북한 경제특구 관련 법률을 조사한 결과, 한국 기업은 북한에게 외국이 아닌 특수관계로 분류돼 법률이 허용한 개성공단과 금강산지구에만 진출이 가능하다”면서 “남북 ICT 교류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유향 국회입법조사처 과학방송통신팀장은 “남북한 한쪽의 일방적 입법으로는 행정행위 범위가 제한될 수 밖에 없다”면서 “남북한 양방 합의를 전제로 국회와 정부가 힘을 모아 ICT협력 특별법 제정 등 법제화와 교류협력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표〉이동통신사 남북ICT 교류협력 전략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