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성과 인과성. 비슷한 듯 다른 개념이다. 전자는 두 변수가 어찌 됐든 서로 관계가 있음을 말한다. 하나가 증가하면 다른 하나도 증가하거나 그 반대 관계란 말이다. 그러나 굳이 원인과 결과는 따지지 않는다. 반면에 인과성의 핵심은 두 변수의 역할이다. 하나는 원인, 다른 것은 그 결과여야 한다. 사뭇 사소해 보이는 이 개념이 기업 경영에는 더없이 중요하다. 상관성과 인과성을 혼동하거나 원인 및 결과를 잘못 찾으면 정작 엉뚱한 버튼을 누른 꼴이 된다.
굿싱크 최고경영자(CEO)이자 '긍정 어드벤티지' 저자이기도 한 숀 에이커에게는 오래된 질문이 하나 있다. 긍정 마인드와 경영 성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대부분의 CEO는 높은 보상이 긍정 마인드를 만든다고 본다. 그러나 정작 많은 기업에 뾰족한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 무뚝뚝하고, 불만 가득해 보이고, 냉랭한 공기가 가득하다. 이런저런 인센티브로 꾹꾹 눌러 보려 하지만 효과는 그저 그렇기만 할 뿐이다.
에이커는 되묻는다. 우리는 잘못된 상식의 함정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 그는 기업에 긍정 모멘텀을 만드는 제안을 세 가지 한다.
첫째 리츠칼튼 호텔이다. 명불허전의 '별 다섯 개' 서비스 비결이 넓은 수영장과 최고급 소품으로 꾸민 객실만이 아니라고 본다. 차별 비결은 오히려 '10-5 원칙'이란 생각의 차이다. 누구든 자신과 10피트 거리에 들어서면 눈을 마주치며 미소를 짓고, 5피트 안이라면 '안녕하세요'라며 밝은 인사를 건네야 한다. 이 단순한 긍정 습관이 차이를 만든다.
둘째 사회 관심이 만드는 긍정이다. 미국 하버드대 학생 1648명의 조사 결과는 놀랍다. 남을 돕는다는 인식과 긍정성 관계는 흡연과 암의 상관관계보다 두 배나 높았다. 다른 사람을 위해 자투리 업무를 맡는 것 같은 단순한 역할이 업무 몰입도에서는 10배, 승진 가능성은 40%나 더 높였다.
셋째 긍정 모멘텀이다. 동료에게 고마운 세 가지를 적어 보는 것, 고맙다는 메시지를 쓰는 것, 하루 동안 가장 의미 있는 경험을 쓰는 것 같은 단순한 행동이 긍정 분위기를 만들고 공유시켰다.
실상 긍정 마인드란 너무도 놀라운 것이다. 긍정 직원의 생산성은 31%, 판매액은 37%나 높다. 창의성은 무려 3배나 차이가 난다. 어느 조사에선 1년에 15일이나 생산성 차이가 났다.
'산업의 경계를 넘어'란 유명한 기고문에 실린 사례가 하나 있다. 콜센터 비즈니스에는 골칫덩이가 있다. 높은 이직률이다. 업계 평균 110%나 됐다. 애플트리 앤서스도 1년 구인비로 220만달러를 쓰고 있었다. CEO 존 래틀리프는 드림온이란 프로그램을 만든다. 직원이 소원을 말하면 들어주겠다고 했다. 4년 동안 275건을 해결했고, 40만달러가 들었다. 그러자 이직률은 30%로 떨어졌고, 수익률은 13% 증가했다. 인크 매거진이 뽑은 가장 빨리 성장하는 기업에 7년 연속 뽑혔다.
우리에게도 이런 '긍정 아이큐'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하루에 열 번 웃자' 같은 캐치프레이즈 대신 긍정 아이큐를 높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참된 혁신이 맞다. 나만의 '10-5 원칙' 찾기는 그래서 한번 생각해 볼 만하다.
박재민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 jpark@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