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HCI) 주목받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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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HCI) 시장이 요동친다. 국내 시장서 1년 만에 세 자리 수 성장을 기록했다. 하드웨어(HW)의 명실상부 신데렐라로 주목받는다. 단일 기기에서 컴퓨팅, 스토리지, 네트워크까지 통합기능 지원으로 관리 편의성과 클라우드 연계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구축했다.

HCI시장을 개척한 뉴타닉스부터 델 테크놀로지스, 효성인포메이션(히타치밴타라),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 넷앱까지 서버, 스토리지 전문기업은 저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초기 단일 장비 구입 수준에서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를 준비하는 기업의 대량 구매까지 이어지면서 향후 시장 성장 기대감도 크다.

◇세 자리 성장...기업은 왜 HCI를 선택하나

HCI시장은 지난해 전년 대비 106.2%를 성장해 702억원 규모 시장을 형성했다. 올해 1분기 성장속도는 더 빠르다. 전년 같은 기간대비 118.6% 성장했다.

초기 뉴타닉스 등 전통적인 HCI업체 등이 새롭게 등장했던 시기 시장을 관망하던 델 테크놀로지스, HPE, 히타치 밴타라 등도 제품 안정성, 시장 성숙도 등을 판단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시장 경쟁도 치열하다.

HCI는 가상화, 컴퓨팅,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각 영역을 단일 시스템에서 소프트웨어(SW)로 관리한다. 가상화된 인프라를 기반으로 프라이빗·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 결합까지 가능하다. 단일 기기에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까지 모두 관리 가능해 관리자 부담은 덜고 업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가능하다.

HCI 성장은 지난 10년간 제품에 대한 안정성이 검증됐으며 IT 시장이 유례없는 빠른 변화를 보이며 수요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실제 VM웨어 조사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사용한 애플리케이션보다 앞으로 5년간 사용하게 될 애플리케이션이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시장 변화 속도와 달리 HW인프라 대응은 더디다. 대규모 기업은 시장 변화에 따라 사내 IT 부서에 즉각적인 인프라 확장을 요청하지만 기존 HW인프라 시스템은 새롭게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을 따로 구축해야 해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전통 비즈니스는 정형화 돼 한 번 인프라를 구축하면 이를 장기간 제공하는 방식으로 숙련된 담당자가 최적화에 초점을 맞춘다”면서 “최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개발 돼 다양한 자원을 IT부서에 요구하며, 서비스 모델에 따라 급격한 인프라 확장을 요구하는 등 유연성 담보를 원한다”고 말했다.

시장 검증도 마쳤다. 시장 초기 기업은 망분리, 개발 테스트 용도 등 제한된 영역에만 구축, 사용했다. 안정성 검증과 워크로드 다양화로 전사적자원관리(ERP), 데이터베이스(DB) 등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하이퍼컨버지드 시스템을 통해 기업 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성해 유통, 게임 등 트래픽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HCI를 활용하기도 한다.

델테크놀로지스 관계자는 “HCI는 기존 HW 구성에 필요한 숙련 노동자, 시간을 HCI공급업체가 대신해 주는 것”이라면서 “HCI솔루션에 필요 사항을 입력하면 소프트웨어정의(SD)컴퓨터, SD스토리지, SD네트워크 등으로 변모해 기업이 필요에 따라 솔루션을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뉴타닉스가 시장열고, 델테크놀로지스·히타치밴타라가 시장 키워

시장 포문은 뉴타닉스가 열었다. 뉴타닉스는 2009년 단순한 운영관리를 표방하는 '인비저블 인프라' 캐치 프레이즈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했다. 자체 가상화 솔루션뿐 아니라 VM웨어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SW)를 채택하도록 설계해 국내서도 점유율을 빠르게 확보했다. 자체 SW솔루션은 자사제품뿐 아니라 델EMC, 레노버, HPE에 공급해 시장 확장 가능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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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테크놀로지스는 VX레일을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델EMC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경쟁력에 자회사인 VM웨어 솔루션을 더해 글로벌 시장에서 30%가 넘는 점유율로 선두업체 지위를 공고히 한다. HCI SW 솔루션 1위 기업인 VM웨어와 가장 긴밀하게 협력하는 만큼 최적화에 앞선다.

델 테크놀로지스 관계자는 “HCI제품군은 VM웨어 기반제품과 이외 다양한 하이퍼바이저를 지원하는 제품군으로 나눠 다양한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환경의 요구를 충족한다”면서 “국내 시장에서는 델 테크놀로지스가 VM웨어 총판 자격을 갖고 VM웨어 공동 영업 조직을 갖춰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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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인포메이션은 히타치 밴타라 'UCP HC'를 중심으로 2017년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고 국내는 2018년부터 본격 국내시장 공략에 돌입했다. 주요 벤더가운데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다. 2018년 1분기 6%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 23%가량을 기록해 국내 시장 1위에 올랐다. 하이엔드 스토리지 분야에서 쌓은 제품 안정성과 국내 HCI전담팀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확보했다. 효성인포메이션은 HCI가 차세대 데이터센터 전환 기반으로 판단, 향후 데이터센터 변화에 대한 로드맵을 제공한다.

효성인포메이션 관계자는 “스토리지, 서버, 네트워크, 가상화 엔지니어부터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 등에 전문성을 가진 엔지니어를 보유한 전담팀을 운영한다”면서 “워크로드에 최적화 한 인프라 환경 구현을 위해 전문 인력이 구축부터 유지보수까지 전담해 기술지원 한다”고 말했다.

HPE는 2017년 심플리비티를 인수한 이후 VM웨어뿐 아니라 뉴타닉스 등과 손잡고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다. 하드웨어 가속기(FPGA)를 통한 실시간 중복제거, 백업·재해복구(DR) 등 고가용성 기능을 단일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신한은행, 네패스, 대우조선해양 등 고객확보에도 성공했다.

넷앱도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직 시장 점유율은 크지 않지만 기존 스토리지, 클라우드 연계 강점을 내세워 점유율 확보에 나선다.

◇아쉬운 국내 기업 대응

글로벌 기업이 HCI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합종연횡을 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 움직임은 찾기 어렵다. 일부 SW기업이 HCI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HW기업은 여전히 서버, 스토리지에 집중한다. 올해 초 정부가 추진했던 HCI개발 프로젝트는 참여 업체가 적어 자유공모로 변경됐다. 기업이 선뜻 개발에 나서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HCI는 단순히 기기를 넘어 차세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연계 등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반면 국내 기업은 향후 미래 투자보다는 서버, 스토리지에 집중한다.

사업에 참여했던 A기업 관계자는 “HCI 기술 개발 과제는 기업이 한 곳밖에 참여하지 않아 해당 사업은 취소된 것으로 안다”면서 “재공고를 통해 서버, 스토리지 등 세부 기술 개발로 사업이 변경됐다”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